이걸 몰라서 인생이 힘들었다
모든 것은 관성과 가속도의 문제다.
나는 관성과 가속도를 좌표계로 삼아,
지금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자주 인식하고
필요하면 방향과 속도를 다시 조정한다.
세상 모든 것은 언젠가 나를 배신할 수 있다.
나보다 사랑했던 사람도, 신뢰를 쌓아 올린 친구도,
물보다 진하다는 혈연도.
하지만 단 하나,
노력과 몰입한 시간만큼은 늘 정직했다.
얼마나 사소한 움직임이든 그것들은
나의 세포 하나하나를 구성했다.
그것들은 나를 떠나지 않았고
허전한 순간에도 곁을 지켜주었다.
노력했던 양질의 시간과 기억은
의미를 알 수 없었던 인생을 채운다.
흔들리는 마음을 바로잡고,
무지한 머리를 지식과 지혜로 채워준다.
그래서 나는 결국,
시간이라는 도화지에 그린 노력이
나에 대한 그림이란 걸 깨닫는다.
이 그림을 잘 그리는 방법은 단순하다.
일단 뛰어들고, 계속 뛰어드는 것.
그러면 다음은 어떻게든 굴러가기 마련이다.
할 수 있는 최대한 많은 시도를 반복하면서
필연적으로 성공에 접근한다.
자주 우울하고, 자주 외로워하는
그런 기분을 조정하려 들지 않는다.
기분은 예상보다도 막강하고 변덕스러워
애써 설득한다고 움직이지 않는다.
변화를 만들 수 있는 건 오직 몸이다.
손과 발, 눈과 귀, 부지런히 움직일 수 있는
내가 본래 가진 유일무이한 도구들.
침대에서 일어날 수가 없다고?
오늘따라 모든 게 지긋지긋하다고?
그건 관성이 역방향으로 걸렸기 때문이다.
몸을 움직여야 관성이 깨지고, 가속이 붙는다.
몸은 침대에 누운 채, 행동은 하지 않고
머릿속에서만 상황을 예행연습 하다 보면
아무것도 시작하기 전에 지쳐버린다.
겁먹고, 싫증난 머리는 강력한 제동을 건다.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기로 했다.
순수한 마음에서 그들을 기쁘게 해주고 싶은 만큼만,
내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베풀고 나면, 돌려받을 생각은 하지 말자.
돈이든, 시간이든, 에너지든.
그 사람에게 귀 기울이고, 고개를 끄덕이고,
마음을 나누며,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그 모든 것에서.
기대와 부담이 줄어든 자리에
아이 같은 즐거움이 담긴다.
여느 날처럼 눈을 떴고, 아침이 시작됐다.
오늘도 관성과 가속도가 어디쯤인지 확인하며
다시 한번,
나를 움직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