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나에게는 두 신이 있었다.
첫 번째 신은 저 높은 하늘에 있었다.
그 신의 한 손은 어느 먼 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나로서는 도저히 가늠할 수 없는 곳.
그리고 다른 한 손에는 칼이 들려 있었다.
자신이 가리키는 곳으로 가지 않으면 나를 찌를 칼이었다.
그는 자지도 않고, 어디 가지도 않고 항상 나를 감시하고 있었다.
그가 무서웠다.
나는 점점 더 착하고 말 잘 듣는 어린이가 되어갔다.
두 번째 신은 같은 동네에 있었다.
그 신은 나보다 1살 많았다.
그는 장난을 좋아하는 나를 재밌다는 듯이 바라봤다.
그의 손에는 100원짜리 불량식품이 들려 있었다.
얼마 안 되는 용돈으로 꼭 나에게 뭘 사줬다.
그의 다른 한 손은 자주 내 어깨 위에 걸쳐 있었고, 등을 두드려 주기도 했다.
그가 옆에 있으면 숨이 편하게 쉬어졌다.
나는 점점 더 짓궂어지고 활발해지고 웃음이 많아졌다.
어렸을 적 나에게는 두 신이 있었다.
지금 와서 느끼는 것은,
둘 중 하나는 가짜이고, 다른 하나는 더없이 진짜였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