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제목 2. 어머니의 경제적 고군분투
어머니의 하루는 늘 계산 속에서 흘러갔다.
손에 쥔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늘 모자랐기 때문에 더 치열해야 했다.
아버지가 남기고 간 빚은 종이에 적힌 숫자였지만
어머니에게는 매일의 숨결 같은 것이었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에도,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그 무게는 늘 곁에 있었다.
그렇다고 어머니가
돈 이야기를 입에 올린 적은 거의 없었다.
“빚이 있다”, “형편이 어렵다”는 말 대신 어머니는 생활로 말하는 사람이었다.
쌀이 줄어들면 반찬이 먼저 줄었고,
옷이 해지면 아이들 것부터 챙겼다.
어머니 자신은 늘 마지막이었다.
돈이 들어오는 날보다 돈이 나가야 하는 날이 더 많았다.
그럴수록 어머니는 더 조용해졌고,
더 부지런해졌다.
나는 훗날에서야 알게 되었다.
어머니의 검소함은 성격이 아니라 전략이었다는 것을.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었고, 아이들을 지켜내기 위한 계산이었다는 것을.
어머니는 돈 앞에서 초라해지지 않으려 애썼다.
없다고 주저앉지 않았고, 적다고 부끄러워하지도 않았다.
다만, 있는 만큼만 살고 없는 만큼은 견디는 법을 택했을 뿐이다.
아이들 앞에서는 늘 담담했다.
돈 걱정으로 얼굴을 찌푸리는 법이 없었고,
미래를 비관하는 말을 하지도 않았다.
그 침착함이 오히려 어린 나를 안심시켰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그 평온함은 연습된 것이었다.
하루하루 무너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다잡은 결과였다.
어머니의 경제적 고군분투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한 싸움이 아니었다.
빚을 모두 갚겠다는 거창한 목표도 아니었다.
그저, 오늘을 넘기고 내일을 맞이하기 위한 싸움이었다.
아이들이 굶지 않게,
학교를 포기하지 않게,
삶을 원망하지 않게 하기 위한 조용하지만 치열한 싸움.
어머니는 그렇게 돈과 싸우면서도 사람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그 싸움의 결과는 통장에 남지 않았지만
우리의 삶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