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가난과 책임의 무게를 짊어진 어머니

소제목 3. 남편 잃은 젊은 여성이 맞서야 했던 사회적 시선

by 황희종

아버지가 떠난 뒤,
어머니 앞에 놓인 가장 큰 짐은 가난만이 아니었다.

그보다 더 무거운 것은 사람들의 시선이었다.


군북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마흔의 여성이 남편을 잃고 홀로 아이들을 키운다는 것은
동정과 연민, 그리고 설명하기 어려운 경계가
뒤섞여 따라다니는 일이었다.


누군가는 걱정하는 얼굴로 말을 건넸고,
누군가는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으며,
또 누군가는 말없이 거리를 두었다.

그 시선들은 하나같이 “괜찮으냐”고 묻는 듯했지만,
어머니에게는
“버틸 수 있겠느냐”고 시험하는 눈빛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어머니는 그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다.
자신이 얼마나 불안한지,
밤마다 어떤 계산을 하며 잠들었는지,
아이들 앞에서 얼마나 마음을 다잡았는지
굳이 말하지 않았다.


대신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사람들 앞에서 지나치게 웃지도 않았고,
불필요한 변명도 하지 않았다.
그저 늘 하던 대로 일하러 나가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집으로 돌아와 하루를 마무리했다.


그 평범함이
어머니가 선택한 방패였다.

남편을 잃은 젊은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 속에는
은근한 의심도 섞여 있었다.
“혼자서 가능하겠나”
“아이들을 제대로 키울 수 있을까”
말로는 하지 않아도
공기처럼 감돌던 질문들. 어머니는 그 질문들에

말로 답하지 않았다.


대신
아이들이 굶지 않게 했고,
학교를 빠지지 않게 했고,
집안이 무너지지 않게 했다.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믿었다.


돌아보면
어머니는 사회와 싸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편견과 불안, 여성에게 더 가혹했던 기준들과
묵묵히 맞서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싸움은 주먹을 쥐는 방식이 아니었다.


더 성실하게 살고,
더 단단하게 일상을 지켜내는 방식이었다.

어머니는 “남편을 잃은 젊은 여자”가 아니라
“아이들을 책임지는 어른”으로
자기 자신을 세웠다.


그 태도가 사람들의 시선을 조금씩 바꾸었고,
말없는 존중을 만들어 냈다.


그때 나는 몰랐다.
어머니가 견디고 있던 것이
가난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평가와
끝없는 비교의 눈길이었다는 것을.


지금에 와서야 알겠다.
어머니의 강함은 울지 않는 데 있지 않았다.
세상의 시선 앞에서 자신을 지우지 않는 데 있었다.

그 조용한 당당함이 우리 가족을 지켜냈고,
어머니를 끝내 무너지지 않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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