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에 머무는 연습.
필자는 오래전부터 불안감이 높은 사람이었다. 어린 시절, 사업을 하시던 부모님의 상황이 오르락내리락하던 집안 분위기 속에서 아마도 나도 모르게 스며든 감정이었을 것이다.
잦은 요동 속에서 자란 마음은 늘 다음 상황을 예측하려 들었고,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 나름의 생존 방식이 되었다.
그 불안은 시간이 지나며 나만의 삶의 태도로 변해갔다. 나는 늘 미리 상황을 그려보고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길을 선택했다. 비교적 위험이 적은 사업을 선택하고, 안정적인 구조를 가진 부동산을 공부하며 투자했고, 삶을 하나의 구조물처럼 단단히 세워두려 했다.
40대 중반이 되고 보니 주변 지인들이 흔들리고 무너지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게 되었다.
사실 그전부터 마음속으로는 ‘저렇게 하면 위험한데’, ‘곧 힘들어질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조심스레 피드백을 전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런 불안한 예감들이 하나둘 현실이 되어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더욱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려는 버릇을 키워갔다. 구조는 더욱 촘촘해졌고, 계획은 점점 더 단단해졌다.
그러나 그 불안의 파도는 결국 나를 덮치기 시작했다. 내가 정해놓은 구조의 틀에서 단 하나라도 어긋나면 예민해지고, 불면증과 조급증, 그리고 불안증이 찾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불안을 관리하는 방식을 찾아 공부하고 적용하는 과정을 거쳐, 가장 나에게 맞는 해법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 결론은 의외로 단순했다.
“불안은 상상 속 가능성에 반응한다.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는 건 좋지만, 예측과 현실을 구분해야 한다.
문제가 나타나면 해결 방안을 위해 최선을 다해 대응하고, 그다음에는 결과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기다림 속에서 ‘오늘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면 불안은 조금씩 고개를 숙인다.”
그러니 오늘 하루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에 머무는 연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지만, 결국은 책장 속 한 페이지처럼 각각의 하루가 모여 완성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하루라는 한 페이지를 온전히 살아낼 때, 비로소 우리는 불안으로부터 조금씩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렇다고 불안한 당신은 비극적이지 않다.
오히려 불안을 잘 느끼지 못하는 사람보다 더 단단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불안은 나와, 그리고 내 곁의 사랑하는 존재를 지키기 위해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내일이 두렵다면, 오늘을 충실히 살아내야 한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호흡을 맞추다 보면
시간은 자연스레 흘러
당신을 다시 평온의 둘레 안으로 데려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