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모임 2
정이는 안내판을 따라 2층 사랑방 앞에 섰다.
문에는 작은 종이가 붙어 있었다.
(사운구청 커뮤니티 사랑방- 예약완료)
손바닥에 땀이 차올라 미끄러지는 걸
느끼며, 정이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안은 아담했다.
둥근 테이블 하나, 의자 여섯 개.
하얀 벽에는 커다란 시계가 걸려 있었다.
아직 오후 두 시 사십 분, 모임까지는 20분이 남아 있었다.
정이는 가방에서 준비물을 꺼냈다.
노트 다섯 권을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올려두고,
펜은 각 노트 위에 곱게 얹었다.
허브티 티백과 종이컵은 한쪽 구석에 놓고,
쿠키와 초콜릿은 작은 접시에 담아두었다.
솔길이 바쁘게 움직였지만,
가슴소 두근거림은 멈추지 않았다.
"이게 맞는 걸까? 정말 사람들이 올까?
혹시 아무도 오지 않으면..."
그 순간, 문손잡이가 살짝 흔들렸다.
정이는 순간적으로 몸을 굳혔다.
문이 열리자, 낯선 여성이 조심스레 고개를 내밀었다.
"저.... 혹시' 숨결' 모임 맞나요?"
정이는 숨을 들이마신 뒤, 작은 미소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들어오세요."
여성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방 안으로 들어왔다
잠시 후 또 다른 참가자가 도착했고, 세 번째, 네 번째 잇따라
들어왔다.
마지막으로 민지가 들어와 작은 미소를 건넸다.
"선배님, 왔어요."
테이블 둘레에 사람들이 앉자,
작은 방 안은 금세 묘한 긴장과 설렘으로 채워졌다.
모두의 손이 노트 위에서 가만히 떨리고 있었고,
눈빛은 서로를 향했지만 오래 머물진 못했다.
정이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오늘, 이 자리의 첫 시작을 알리는 말이 필요했다.
손 끝이 떨렸지만, 결국 천천히 입을 열었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는... 우리 숨을 돌릴 수 있는 곳이에요.
오늘은 그냥, 우리 이야기를 나누면 됩니다."
순간, 방 안의 공기가 조금 풀렸다.
누군가는 고개를 끄덕였고, 누군가는 눈가가
벌써 젖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