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바람이 지나간 마루에 걸터앉아
바람이 머물다간 흔적을 바라본다
생각을 비워보고 마음을 내려놓고
서서히 밝아오는 아침은 또 다른 날을
던져 놓았다
기지개를 켜며 다가오는 고양이 한 마리
무릎에 놓인 내손에 볼을 비비며
"야~옹" 하며
눈을 마주쳐준다
그래~
오늘 아침도 "안녕!"이지...
옆에 있던 길동무 말없이 떠나 공허함 가득해도 웃으며 ''안녕"이라 말한다.
두 주먹 불끈 쥐고 달려가 만난 동무
내 빈손을 보고 발길을 돌려도
웃으며 "안녕"이라 말한다
하루 종일 서성 거리다가
눈물인 듯 땀인 듯 흐르는 물줄기
닦아내며 후렴처럼 "안녕" 하고 말해본다.
보이지 않는 상처가 덕지덕지 붙어도
잡초 한번 바라보고 꽃 한번 바라보고
하늘 한번 바라보며
웃으며 "안녕"이라 말한다.
멀지 않은 곳 말끔하게 걸치고
웃고 있는 허수아비...
나를 닮아 "안녕"이라 말해본다
터벅터벅 걷고 걸어
돌고 돌아 마주한 주름진 거울에
연습하듯이 반갑게 웃으며 미리
"영원한 안~녕..."
이라고 웃으며 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