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AI가 일을 대신해도, 책임까지 대신할 순 없다

by 금성

AI는 점점 더 많은 일을 대신하고 있다.

문서를 작성하고, 계약서를 검토하고, 진단을 보조하고, 차를 운전한다.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이러다 인간은 일에서 밀려나는 것이 아닌가?”


실제로 2025년 들어서만 글로벌 기술 기업에서 약 11만 명 이상의 기술직 근로자가 해고되었다. 단순 반복·매뉴얼 중심 직무는 AI와 자동화 때문에 가장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런 질문은 거의 묻지 않는다.


“AI가 일을 대신하면, 책임은 누가 지는가?


그리고 여기서 훨씬 더 본질적인 문제가 드러난다.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일은 AI가 수행하지만 책임은 여전히 인간이 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자율주행 기술을 예로 들어보자.


운전은 AI가 한다.

브레이크를 밟고, 조향을 하고, 속도 조절을 한다.

심지어 기술이 더 발전하면 아무도 탑승하지 않은 상태로 운행될 수도 있다.


그런데 사고가 났다.

그럼 누구의 책임인가?


AI?

자동차 제조사?

알고리즘을 설계한 개발자?

학습 데이터를 제공한 기업?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

아니면 자동차에 탑승하지도 않은 사용자?


책임의 후보는 많아지지만, 정답은 없다.

아무도 책임을 맡으려 하지 않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


현재 어떤 국가도 AI를 법적 책임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AI는 의도·동기·책임 능력을 가진 존재로 간주되지 않기 때문이다.

즉, AI가 수행한 행위라도 법적으로 책임은 인간 또는 조직이 짊어진다.

AI가 일을 더 많이 수행할수록, 역설적으로 책임은 인간에게 더 집중된다.


이 문제는 자율주행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의료 AI가 내린 진단이 오진이면 누가 책임지는가?

AI가 작성한 투자 보고서로 손실이 나면 누구의 책임인가?

AI가 추천한 사람을 채용했다가 문제가 생기면 누구의 실수인가?


AI가 개입하는 영역이 넓어질수록

일을 수행하는 주체(AI)와 책임을 지는 주체(인간)는 점점 더 어긋난다.


AI는 일의 실행자가 되지만

인간은 일의 책임자로 남는다.


AI가 일의 실행자가 된다면, 인간은 일의 방향을 결정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무엇을 수행할지 결정하는 판단자

AI와 인간의 흐름을 설계하는 감독자

책임이 어디에 귀속되는지 명확히 정의하는 설계자


기계가 행동을 할수록

인간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정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마치며

AI가 일을 대신하는 시대에

인간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역할이 달라지는 것이다.


그러면 다음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AI 시대, 인간은 어떤 능력을 갖추어야

판단자·감독자·설계자로 존재할 수 있을까?


분명한 점은 하나다.

그 역량은 과거의 스펙, 자격증, 성실함, 매뉴얼 숙련으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일의 미래는 누가 일을 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책임을 지고 판단하는가로 결정된다.


AI 시대 인간의 핵심 역량

그 질문을 다음 화에서 깊게 다루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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