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6 — 집, 공간, 나

by 멈춤의 일기장

올해는
밖으로 나아가는 시간보다
안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더 많았던 해였다.


그래서인지
집이라는 공간을
이전보다 자주 바라보게 되었다.
단순히 머무는 곳이 아니라
나의 상태를 고스란히 담아내는 그릇처럼.


어지러운 날에는
집도 함께 흐트러졌고,
마음이 가라앉은 날에는
공간 역시 조용해졌다.


예전에는
집을 정리하는 일이
귀찮은 일에 가까웠다.
하지만 올해는 알게 되었다.
공간을 돌보는 일이
곧 나를 돌보는 일이라는 것을.


불필요한 물건을 비우고,
자주 쓰지 않는 것들을 정리하면서
마음도 함께 가벼워졌다.
공간이 숨을 쉬자
나 역시 숨이 트였다.


집은
완벽하게 정돈된 모습일 필요는 없었다.
다만
지금의 내가 편안히 머물 수 있는 곳이면
충분했다.


그래서 올해의 나는
집을 꾸미기보다
집과 잘 지내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그 안에서
조금 더 나다운 리듬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