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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재선> 시즌 1 - 결재선 아래의 사람들 EP 1

직함은 올라갔지만, 나는 아직 미생이었다

by 초연

아직 어둡던 회사 복도를 지나 전략기획실 문을 열었을 때, 내 자리 위에 얹힌 단어는 ‘팀장’이었다.


그날 아침, 나는 직함 하나가 사람의 무게를 이렇게 바꿀 수 있다는 걸 처음으로 실감했다.


모니터를 켜자마자 메일 세 줄이 심장을 눌렀다.


“베트남 일정 지연 우려.”

“공장 원가 모델 다시 검토 필요.”

“이번 안, CEO 보고 전에 긍정적으로 톤 조정.”


자리엔 아무도 없었지만 나는 이미 여러 사람을 마주한 것처럼 양옆에서 시선이 꽂히는 기분이었다.

책임은 항상 소리가 나기 전에 먼저 온다.


회의실 문이 열리고 나는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팀장석’에 앉았다.


자료의 첫 문장에 나는 이렇게 적어두었다.


“리스크는 관리 가능한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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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기획팀장으로 일하고 있지만 아직도 전략기획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하나 확실한 건, 이 일은 숫자가 아니라 사람과 결정에 관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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