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함은 올라갔지만, 나는 아직 미생이었다
아직 어둡던 회사 복도를 지나 전략기획실 문을 열었을 때, 내 자리 위에 얹힌 단어는 ‘팀장’이었다.
그날 아침, 나는 직함 하나가 사람의 무게를 이렇게 바꿀 수 있다는 걸 처음으로 실감했다.
모니터를 켜자마자 메일 세 줄이 심장을 눌렀다.
“베트남 일정 지연 우려.”
“공장 원가 모델 다시 검토 필요.”
“이번 안, CEO 보고 전에 긍정적으로 톤 조정.”
자리엔 아무도 없었지만 나는 이미 여러 사람을 마주한 것처럼 양옆에서 시선이 꽂히는 기분이었다.
책임은 항상 소리가 나기 전에 먼저 온다.
회의실 문이 열리고 나는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팀장석’에 앉았다.
자료의 첫 문장에 나는 이렇게 적어두었다.
“리스크는 관리 가능한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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