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그렇게 안 보여요~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거라는 말

by 아보카도

저는 중산층의 사각지대, 학대가정에서 자랐습니다.

가정에 일정 이상의 소득이 있는 것과

아이에게 관심과 경제적 지원이 가는 것은

완전히 다른 말일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부모님의 7년의 별거와 이혼소송으로

얼룩진 가정에서 커나갔습니다.

어머니는 나르시시스트였고,

아버지는 이기주의에, 회피주의자였어요.


사람이 좋은 면만 있을 수는 없다지만,

견디기 힘든 유년시절의 기억을

믿고 기댈 부모가 가장 많이 주었다는 상처는

커서도 내내 아픔으로 남아있습니다.


제가 받고 싶었던 것들을

제 아이들에게 줄 때마다

저는 조금씩 제 상처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회복할 수도 있었어요.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보내주는 조건 없는 미소가

저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 됐습니다.

'아이들이 기적처럼 자라주었다'

주위에서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그것이 기적일만큼 험난한 과정을 동반했다는 것도

체감하게 됩니다.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아요'

이 말을 언젠가부터- 아마도 6-7년 전부터

들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이상하리만치 이전처럼

불안에 떨지 않았고, 별것 아닌 일에 깜짝깜짝 놀라지 않았고, 무언가를 찔릴 것처럼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겠지만,

사실은 그렇습니다. 문득 돌아보니 수십 년이 되어버린 시간 동안, 저에게 어떤 상태를 살아낸단 의미는 대단한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온 날들의 포개짐을 간간히 느끼는 것이었습니다.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지금 보이는 상태는 마치

천도가 넘는 불길에 몇 번을 들락거린

이름 없는 도자기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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