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만은 않다.
쉽지만은 않다
기존 글에서 이렇게 좋은 회사
이렇게 만족하는 직업이 어디 있나?
하며 자랑을 많이 했다.
지나 생각하니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생각과 혹시나 '장애인콜택시'
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너무 환상만
보여주는 건 아닌가 싶어
조금은 염려스러운 마음에 이 글을 적는다.
수만 개의 직업 중 어찌 백 프로 만족하는
업종이 있겠는가?
오죽하면 내가 좋아하는 취미는
직업으로 삼지 말라는 선조들의 말씀도
있지 않은가?
암튼
내가 경험한 진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진정으로 사랑하는
나의 '직업' 장애인콜택시 운전원 의
고충과 애로 사항을 적어본다.
1. 장애인콜택시는 영업용 노란색
넘버가 아니다.
장애인콜택시는 흰색번호판이다.
교통약자 특별운송수단으로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에 의해 택시이지만
이윤창출 이 안 되는 택시인 것이다.
여러분은 영업용 택시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 이용 하시나?
보통의 경우 급하고 빨리 이동해야 될 때
대중교통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그에 상응하는 신속성을 기대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회사 내규에는 시내 기준 50km를 넘지 않는다.
라고 명문화 되어 있기도 하다.
우리는 안전운행 이 제일 큰 미덕이다.
하지만
병원예약 이 늦었다.
복지관 수업이 늦었다.
약을 받아야 하는데 늦었다.
친구 만나야 하는데 늦었다.
식사 약속이 늦었다.
학교 등교시간 늦었다.
회사 출근시간 늦었다.
마트 할인행사 시간 늦었다.
퇴근길 정체에 집에 빨리 가야 한다.
하물며 화장실이 급하다고 빨리 가자고도 한다.
어떻게 빨리 갈 수 가있을까?
안전이 최우선인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자체 매뉴얼이 존재하고
시조례에 따라서 근무를 하지만
결국은 법 역시도 사람의 영역이다.
그렇지 않은가?
나의 경우 상황에 맞춰서 법규를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배려를 해준다.
또한 이동 중 언어가 불편하고
지적장애가 있고 노약자의 경우는
목적지의 대상에 전화를 걸어서 상황을
설명하고 최적의 동선과 만남 조율도 해준다.
그러면 도착과 동시에 약을 수령한다든지
예약을 유연하게 적용해서
즉시 진료받게도 해준다.
사실 단순히 교통약자의 이동만 지원한다는 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속을 들여다보면 정말 다양한 업무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고객의 마음까지 헤아려야 하고
안심을 시켜줘야 되는 것이다.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2. 만난 지 두 달 후 연락온 고객
위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는 안전이 최우선이다.
당연히 저속운전이 기본이다.
항상 모든 신경이 뒤쪽 휠체어 이용자에게
집중되어있다.
근데 어느 날 회사에서 전화가 온다.
두 달 전 고객 누구누구 씨 아시냐고?
두.. 달 전??
전혀 기억이 안 난다.
"왜요?"
당시에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아서 보험접수를 해달라고 연락이 왔다는 것이다.
머리가... 멍 해졌다.
결론은 현실성이 없고 연관성이 없기에
당연히 거부되었지만 비슷한 경우가
심심찮게 일어난다.
어쩔 때는 경찰서에 우리가 사고 접수를 해서 무혐의를 입증하기도 한다.
사실 보험사기로 100% 심증이 가는 고객도 있다.
수차례 승차만 하면 아프다고 보험접수를
요구해서 비상등을 켜고 시속 20킬로 운행을 한 적도 있다.
어떤가?
행복한 직업이지만 조금은 애로사항이 있어 보이지 않는가?
물론 일반화의 오류를 하면 안 된다.
15년 전과 지금의 상황은 너무나 바뀌었다.
천지개벽과 동일하다.
그리고 99.9999% 의 고객들은 정말
매일 만나고 또 만나는 가족들이다.
진짜 가족보다 더 자주 만나니까
허울 좋은 가짜 가족보다
더 돈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