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을 한 달 앞둔 회사에서 보도자료 배포하기 : 2탄

내가 말하고 싶은 것보다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걸 주자

by 프롬문


"보도자료는 타이밍과 메시지의 싸움이다."

상장을 앞둔 회사는 특히 그렇다. 상장 과정에서 중요한 시기들이 몇몇 있는데, 중요 마일스톤마다 긍정적인 뉴스가 많을수록 좋은 법이다. 우리 회사에 관심 있는 투자자라면 꽤 자주 우리 회사를 검색할 것이고, 그때마다 긍정적인 소식이 보인다면 그 자체가 신뢰와 매력으로 작용한다.


보도자료는 기본적으로 ‘팩트 전달’이 목적이지만, 전달하고자하는 메시지의 방향성은 명확해야 한다.

"이 기사를 통해 어떤 이미지를 쌓고 싶은가?"
"투자자가 궁금해할 만한 포인트는 무엇인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고 해서 마구잡이로 때려넣어서는 안된다.

전달 포인트가 흐트러지면 기사의 전문성이 떨어져보일 뿐 아니라, 바쁜 기자 입장에서는 "그래서 핵심이 뭔데?" 라는 의문이 남게 된다.


IR 로드쇼에서 배운 것들


좋은 기회로 IR 로드쇼 사회자들 맡으면서 투자자들이 실제로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들을 수 있었다.


"너희 회사는 어떻게 돈을 벌지?"
"경쟁사 말고 굳이 너희 회사에 투자해야하는 이유는?"


이 질문에 명확히 답할 수 있어야 투자자도, 기자도, 다른 독자들도 설득된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이 보도자료의 주제가 되어야 한다. 로드쇼를 몇 번 돌고 난 뒤엔 보도자료 제목을 바꾸고 싶어졌다. 더 끌리는 단어, 더 높은 신뢰감을 주는 표현이 필요했다.


예)

XXX, XXX 위성 발사 성공

→ XXX, 누리호 탑재된 XXX 위성 발사 성공

이렇게 바꾸면 제목만 보고도 위성의 신뢰도, 파트너의 규모, 기술의 무게감까지 한번에 전달할 수 있다.


“배포 시점은 전략적이어야 한다.”

회사에 호재가 많으면 좋은 것은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정보를 한 번에 쏟아낼 수는 없다.

너무 많은 정보가 동시에 들어오면 사람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기자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같은 회사의 기사를 하루에 두번씩 써주는 매체는 거의 없을 것이다. 아무리 이슈가 많아도 며칠에 걸쳐 전략적으로 배포하는 게 좋다. 어떤 소식을 먼저 내고, 그다음 어떤 이슈로 빌드업할지 고민해야 한다.


커버리지를 높이고 싶다면 평일 오전이 유리하다. 대부분의 기사들은 9시에 데스크에 보고되고, 그 시간에 어떤 뉴스가 픽업될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혹시 정확한 절차를 아시는 기자분이 있다면 조언 부탁드립니다.)


만약 우리 회사가 오늘 정오에 행사가 있었는데, 오늘 안에 꼭 기사를 내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넓은 커버리지는 포기해야 한다. 행사 종료 직후 즉시 배포하고, 시간 제약이 덜한 온라인 매체들이 받아 써주기를 기대해야 한다.


반면 정말 대대적으로 보도되기를 원하는 이슈라면 가장 좋은 타이밍은 역시 평일 오전이다.


상장을 앞둔 회사에서 보도자료를 쓴다는 건 그저 정보를 전달하는 일이 아니다.회사의 타이밍을 읽고, 메시지를 설계하고, 투자자와 기자의 시선을 동시에 이해해야 하는 일이다. "이 문장 하나가 누구에게 어떤 의미로 가 닿을 수 있을까?" 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회사도, 시장도, 글을 쓰는 나도 조금씩 더 이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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