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2)

by anaud

내가 좋아했던 그 애를 만났다.

다신 만나지 않겠다고 숱하게 다짐했던 순간들이 있었는데,

그와의 관계가 허무하게 끝이 나고 나서 우습게도 제일 먼저 생각난 게 그 아이였다.

나는 왜 그 아이가 제일 먼저 생각났을까.

사실 아직도 그 명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

다만, 나는 갑작스럽게 접한 관계의 끝에 허무했고, 공허했고, 좀 외로웠다.

그 아이와 연애를 하고 싶다던가, 설레고 싶어서 연락을 했던 건 아니지만

내 모든 걸 바치듯이 좋아했던 사람이 그 아이인지라,

아무런 연애 감정이 없는 지금 다시 그 아이를 만나면 무언가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좋아했던 그 아이도 지금 아무런 감정이 안 드는 것처럼, 그 사람 또한 그렇게 잊힐 것이라는 걸 깨닫고 싶었나...

아무튼, 다시 만난 그 아이는 내가 좋아했던 때와 크게 변함이 없었고

하필 왜 좋아했는지 상기될 정도로 좋은 사람이었다.

맞다. 그 아이는 좋은 사람이다.

좋은 사람인 그 아이는 자신과 똑 닮은 좋은 사람과 연애 중이었고

본인의 연애에 매우 만족한 듯해 보였다.

그 사실이 나를 외롭게 했다.

지독하게 외로웠다.

사랑에 목매지 않지만 누구보다 사랑받고 싶었고,

깊은 관계가 부담스럽지만 사실은 그런 관계를 늘 그려왔었다.

연애를 한다고 해서 내 외로움이 충족되지는 않을 것이란 것.

결국 본질은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이라는 것.

고독을 즐기는 사람이 되어야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 누군가와 함께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안정감은 연애로밖에 충족 안 되는데...

아니, 사실은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감정을 안겨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받고 싶었다.

나도 누군가와 연애 감정을 교류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싶었다.

연애 감정에서만 나올 수 있는 다정함이 부러웠다.

겪어본 적 없었다면 덜 외로웠을까, 이제껏 그래왔던 것처럼.

그렇지, 외로움의 본질은 있었던 것의 부재이다.

있지 않았더라면 부재를 느끼지도 못했을 것을.

책임지지도 못할 다정함들을 안겨주고서

왜 이리도 쉽게들 떠나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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