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 시절, 내가 배운 가장 중요한 한 가지

by 보배처럼쓰던 하루

퇴근 후 6시가 넘은 지금도,

가끔은 그 시절 생각이 난다.
하얀 복장을 입고 부지런히 움직이던 나.
누가 보든 보지 않든 바쁘게 흘러가는

병원의 리듬 안에서
나는 나만의 자리를 찾기 위해 하루하루 배우고 있었다.

간호조무사로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나는 어느 정도는 ‘일’이 전부라고 생각했다.
정해진 업무를 정확하게 하고, 시간에 맞게 움직이고, 실수하지 않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한 능력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깨닫게 됐다.
병원은 업무보다

사람이 먼저 움직이는 곳이라는 걸.
환자의 표정 하나, 동료의 숨소리 하나에도
조금씩 마음이 흔들리는 특별한 공간이라는 걸.

알게 된다.


나는 그곳에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아프고 지친 몸으로도 나에게 “고마워요”라고 말해주던 환자,
내 실수를 감싸주며 “괜찮아. 누구나 처음은 그래.”라고 말해주던 선배,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이며 티 내지 않고 도와주던 동료들까지.

그들은 매뉴얼에 적히지 않은 것들을 내게 가르쳐줬다.
작은 친절이 하루를 바꾼다는 것,
사람은 말보다 표정으로 더 많은 걸

이야기한다는 것,
그리고 ‘잘한다’보다 ‘고맙다’가

더 큰 힘을 가진다는 것.


돌이켜보면, 그 시절의 경험은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다기보다
나를 더 ‘사람답게’ 만들어줬다.

오늘 하루를 마치며
그때 그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르는 이유도
아마 그 덕분일 것이다.

나를 보듬어준 환자와 동료들,
그리고 그 속에서 조금씩 자라던 나.

그 시간들이 지금도 조용히 내 안을 지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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