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노력 시작점은 어디인가요?
처음 수영을 배우러 수영장에 갔을 때가 초등학교
2학년 말이었나 초등학교 3학년이었나
고작 2, 3학년 남짓인 어린이에게 넌 도통 공부에
흥미가 없다는 엄마의 말을 들으며,
아빠 손에 이끌려 수영장을 갔다.
지극히 평범하지만 말대꾸를 시작하는
일상의 순간만큼은 전혀 평범하지 않은 나.
공부는 참 싫어했는데 또 책 읽는 시간은
진심으로 몰두해서 그런가 난 또래 친구들보다
상상력이 풍부했고, 명랑하고, 당돌하고,
무엇보다 말발이 남달랐다.
책을 읽을 때는 내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금이 몇 신지도 모를 정도로
몰두가 가능했지만 막상 공부를 하려고 책상 앞에
엉덩이를 붙이면 너무 가벼워지는 엉덩이 덕에
난 늘 엄마와 공부 전쟁을 치러야 했다.
공부로 엄마와 싸우게 될 때마다 싸우는 족족
말대꾸를 야무지게 하는 딸을 보면서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어후 진짜 내 딸이지만 할 수 있다면
스템플러로 입을 드드드 박아버리고 싶네!! “
지금은 웃으며 코미디로 받아 낼 수 있는
이야기지만 당시 상황은 꽤나 살벌했었다.
매일 같이 공부와 나의 말대꾸 전쟁으로 지친 엄마,
아빠의 선택은 운동을 시켜서 말대꾸할 체력이라도
좀 분산시켜 보자였다.
말대꾸 어린이는 앞으로 일어날 일도 모른 채 그렇게 수영장으로 도착했다.
긴장 반, 설렘 반으로 울렁이는 마음을 안고
한 발짝 한 발짝 걸어가는 내내 나의 발걸음에 맞춰
심장이 쿵 쿵 하고 울려서 정말 어지러웠는데.
수영장 입구부터 수영장 염소 냄새가 살며시
코를 스쳤고, 수영장에 왔다는 걸 알려주는 듯한
그 향기가 왠지 모르게 날 더 긴장시켰다.
유리창가에서 들여다본 수영장 안에는 수영부 언니,
오빠들이 수영 훈련을 하고 있었다.
난 운동에 흥미가 전혀 없던 터라 남일 이겠거니
하며 딴청을 부렸고,
수영을 하는 수영부의 모습 보단 수영장 자체를
시야에 두고 멍을 때렸다.
유리창으로 비친 오후의 햇살이 물에 반사되어
나른하게 일렁이는 장면에 넋이 나가있을무렵
옆에서 아빠가 한마디를 던졌다.
“딸아 저기 봐봐”
“와 저 언니는 발차기도 거의 안 하는데
몸이 쭉쭉 나간다!! 우리 딸도 나중에 저렇게 되려나 “
그때부터 내 시선은 물에 일렁이는 햇살이
아니라 그 언니에게로 옮겨졌는데
언니가 풀장을 단 몇 스트로크만에 도착하는 걸
보니 심장이 더 쿵쿵거렸다.
상상력이 풍부하던 말대꾸 꼬마는 그 장면을 보고
수영을 시작했다.
“첨벙” 차가운 물속으로 손 끝부터 발끝까지
들어가면 순간 귀는 먹먹 해지고, 몸에 소름이 돋는다.
정말 찰나의 순간동안 차가워진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체온을 올려주기 위해 거침없이
스트로크를 젓는 나.
이게 수영부에 들어가 2년 반 정도 지난 나의
모습이다.
각 영법들이 제법 능숙해지고, 운동선수들의
마인드와 체계에 자연스럽게 녹아있었다.
이때의 난 수영을 처음 시작 할 때의 모습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었는데
예를 들면 엄마에게 말대꾸라던가,
너무 어려서 멋모르고 하는 무례한 장난이나
실수 이런 것 말이다.
꽤 당돌하고 거침없던 아이가 단박에 성숙해지고
운동에만 전념하니 나를 케어하기에 벅찼던
엄마는 마음이 좀 가벼워졌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2년 반동안 수영부에서의 적응은
정말 말도 못 하게 힘들었다.
아침 7시 30분부터 8시 40분까지 체력훈련
학교가 끝나고 오후 3시부터 6시 또는 그 이후
까지 수영 훈련을 하는 일상이 반복되었고,
여름 방학에는 하계 훈련,
겨울 방학에는 동계훈련이 시작되면서 타지로
전지훈련을 다닌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적응 기간 동안, 아니 수영을 하는 몇 년 동안
워밍업 시간마다 혼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혼자 수영을 하며 보고 싶은 엄마와 아빠를
생각했고, 오늘은 또 얼마나 힘든 훈련이
날 기다리고 있을까 걱정이 되었고,
기록이 잘 안 나와서 혼날까 봐 무서웠다.
너무 힘들고 또 힘들어서 차라리 크게 아프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
아쉽게도 너무 간절히 바라서인지 그런 일은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난 운동선수를 그만두기 전까지 그런 생각을 했다.
이런 힘든 순간들을 겪게 된 그 순간이 내 노력의
시작 점이다.
여러분의 노력 시작점은 어디서부터 인가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노력이란 무엇인지 궁급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노력이란”
정말 힘든 무언가를 시작한 그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이 너무 각박해져서인지 여러 사람이 매계채가
다정한 소통을 원하더라고요.
실제로 여러분은 휴식이 필요하다, 좀 쉬어도 된다
하는 달콤한 언어의 플랫폼을 여러 번 접했어요.
인그타그램에서, 릴스 영상에서, 유튜브 콘텐츠로,
블로그에서 등등 말이죠.
하지만 듣기에 너무 달콤한 말들은 가끔
나에게 용기와 진심이 아닌 핑계를 만들게 해 줘요.
진짜 나를 위하고 싶다면 무작정 휴식 권유가 아니라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을 마음 가득 담아 알려주고,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나에게 필요한 다정함이 어떤 유형의 다정함인지
모두 함께 생각해 보면 좋겠어요.
내가 정말 힘들고 외로워서 위로가 필요하다면
달콤한 다정함이 필요하고,
조금 더 힘차게 달려봐야 하는 상황이라면
더 달려 나갈 수 있는 현실적인 조언이 필요하겠죠?
그게 정말 쓰디쓴 것이라 하더라도 몸에 좋으니
눈을 꼭 감고 먹어봐라 하는 것처럼요.
저의 말이 다 정답이 아니란 걸 너무 잘 알기에
나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어떻게 찾아 나가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 보고
풀어나가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