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식하게 용감해야 유식해질 수 있다

by 마리아 장


요즘은 온라인에 무료 강의가 참 많다. 내 경우, 영어를 쓰는 직장에 다니고, 독일에 거주한다. 20년 이상 독일에 사는데도 독어가 항상 부족하다. 모순되게도 삶에 치였다고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삶의 여유가 독어 학습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지 못하게 한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작년에 독일 거주 외국인들에게 독일 국적 취득 붐이 일었을 때, 독일어 B1 자격증을 취득했더랬다. 그런데 그 자격증 시험 등록하기까지가 수년 걸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예전부터 ‘독일에 거주하는데 그래도 생활 가능하다는 자격은 취득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오래도록 했었다. 그런데도 떨어지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내가 말을 하지 않으면 떨어진다 해도 나밖에 모를 텐데 말이다.


그러던 중, 독일 극우 정당인 AfD가 힘을 얻고, 국제 정세가 어지러워지자 미국 동료들을 비롯한 한국인 포함 외국인들이 독일 국적으로 국적 바꾸기 열풍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왠지 불안해진 나는 그 불안감을 동력 삼아 결국 ‘독일어 자격증 시험 응시‘ 버튼을 클릭하고 결제를 했다. 우리나라는 이중 국적을 허용하지 않기에 국적을 바꿀 생각은 아직 없지만, 주변에서 독어 자격증을 취득하니 나도 왠지 취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는 읽기와 말하기 시험은 만점을 받았고, 듣기 시험에서 3포인트, 쓰기 시험에서 0.5 포인트가 감점되어서 자격증을 취득하였다. 그 순간 기쁨과 더불어 헛웃음이 났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을까, 그 버튼을 클릭하기까지…


최근 들어서는, 영어를 주 언어로 삼는 직장을 다닌 지도 20년이 넘었는데 영어로 무언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다양한 강의와 수료증을 취득할 수 있는 사이트에 등록을 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그 등록 버튼을 누르기까지가 몇 달이 걸렸다. 바로 '영어로 해야 하는데 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강의 하나를 들어 보았다. ’할 만했다.‘ 이번에도 기쁨과 헛웃음이 났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을까?


그런데 독어 자격증 시험도 이 강의 도전도 사실 내가 누군가에게 말하지 않는 한 나의 성공이나 실패를 아무도 알지 못할 터였다. 그럼에도 못할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 이제 알게 된 것은,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나 자신이라는 것이다. 실패해서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게 될 것이 두려웠던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비웃을까 봐 못한다는 것은 진실이 아니었다. 결국, 나 자신이 나를 비웃을 것이 두려웠던 것이다. 이것은 어쩌면 내가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한다고 스스로에게 말하면서도,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아닐까?


이 문제를 풀면 더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나를 감시하는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감시자에서 포용자로 바꿔야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결국 무식하게 용감해야 유식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