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길 위에서
잘 기다리고 잘 떠나는 것. 오늘도 길 위에 서 있습니다.
요즘에서야 버스가 언제 오는지 휴대폰으로 간단하게 알 수 있지, 예전에는 버스가 안 오면 왜 안 오는지도 모른 체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러다 버스가 늦게라도 와서 타려고 하면 이미 만원이라 발 디딜 틈도 없었죠. 그래도 겨우 타면 다행이고 가끔은 그냥 보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살다 보니 인생도 그런 것 같아요. 정작 와야 할 순간이 늦게 오거나, 아님 왔는데 내게 기회가 없거나. 그렇다고 버스를 기다리는 걸 포기해선 안 되겠죠. 오늘도 정류장에 서서 버스를 기다려 봅니다. 언제 오든 내가 가야 할 목적지까지 가려면 꼭 타야 하니까요. 누가 압니까. 바로 몇 분 뒤에 텅 빈 버스가 내 앞에 딱 설지! 그렇다면 가볍게 올라 빈자리에 앉은 후 이어폰을 꽂고 좋아하는 노래 한 곡을 들어야겠죠? 그런 날도 있을 거예요. 꼭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