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우울증!
24년 9월 9일
오늘은 내게 기념비적인 날이다.
22년 11월부터 시작했던 우울증 치료가 끝났다.
물론 의사 선생님께서는 또 언제든 이런 우울감이 찾아올 수도 있지만 이라는 말을 덧붙여 말해주셨지만, 어쨌든 그런 조바심 뒤에 ‘이제는 약을 안 드셔도 됩니다.’라는 말을 하셨기 때문이다.
오늘은 처방약이 없었고, 다음 예약일도 존재하지 않았다.
때로는 2주 간격으로, 때로는 한 달 간격으로.
약이 필요했던 내가 절실하게도 정신건강의학과를 다녔다.
정말 기뻤다.
많은 말들을 해주셨지만,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좋은 사람을 만나고 재미있는 것들을 더 늘려가며 잘 지내라는 말이었다.
‘잘 지내’라는 흔한 표현이 이토록 다정한 말이었는지 새삼 깨달았다.
이유가 무얼까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잘 모르겠다.
담담한 어조에 진심이 담겨있어서 그런 건 아닐까.
그 짧은 찰나에 전해진 마음에 나 또한 진심을 담아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선생님의 ‘안녕히 가세요.’라는 말에 더욱 실감했다.
나 정말 괜찮아졌구나.
대개는 ’2주 뒤에 뵐게요.‘였다.
부단히 노력했고 바쁘게 힘들었다.
병원에 계신 선생님들의 마지막 얼굴에 미소가 스며있었다.
함께 기뻐해주신 것 같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한번 겪은 감정이라 또다시 겪기 쉬울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괜찮다.
역설적으로, 지금처럼 또 이겨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좋은 일만 있길.
혹여나 그렇지 않다면 잘 흘러가길.
힘든 순간이 닥쳐와 이 글을 다시 보게 된다면, 그때의 나에게 말하고 싶다.
네가 잘 지내길 바라.
그리고 그 열쇠는 네 손에 늘 쥐어져 있어.
지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