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 단상] 진정한 싸움꾼은 박찬호 모자를 쓰지

by NOPA




대한민국의 기자회견 문화는 민희진 전후로 나뉠 것이다.

뭐랄까. 대희진님께서 기자회견의 신기원을 열었다고나 할까?


본인, 아이돌 하나도 모르는 고인돌인데,

그래서 뉴진스 노래도 들어본 적 없고, 르세라핌은 화장품 이름인 줄 알던 사람인데,

무려 두 시간이 넘는 그의 기자회견을 홀린 듯이 보고 말았다.


문장 필사도 안 하는 내가, 거의 인터뷰 전문을 프리뷰했다. 이토록 진정성 있는 싸움꾼은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


40대 중반의 여성이 박찬호 모자를 쓰고 앉아서

“개새끼들아… 들어올 거면 맞다이로 들어와”라고 말하는 걸 볼 일은, 앞으로 2백 년 내엔 또 없을 것같다.


물론 어휘와 감정 표현이 거칠고 몹시 부적절하지만, 진심은 전해졌다.


탐욕을 살로 실체화한 그룹사 사장과, 그의 주변에서 입안의 혀처럼 구는 알랑방귀들 사이에서,


술도 안 먹고 골프도 안 치고 자기 주관대로 일만 하는, 성별도 혼자만 다른 그녀에겐 억울하고 분한 일이 무척 많았던 것 같다.


몇 가지 어록을 남긴다.

(욕이 많다. 불편한 분들은 안 보시길 바란다)


#1.

“근데 억울하잖아요? 욕이 안 나올 수가 없어. 씨발새끼들이 너무 많아가지고. (변호사 제지) 죄송해요.”


#2.

“지금은 그니깐 다 까고 이 개새끼들아, 한 거고. 저는.

그니까 들어올 거면 나한테 맞다이로 들어와. 이렇게 비겁하게 뒤에서 어쩌고 저쩌고 지랄떨지 말고 그냥 내 앞에서 하고 싶은 말을 해.“


#3.

”아니 하이브는 그렇게 돈도 많고, 나를 써먹을 대로 써먹은 주제에, 어? 내가 무슨 실적이 떨어지길 해, 뭘 하길 해. 어? 내가 니네처럼 기사를 두고 차를 끄냐, 술을 처마시냐, 골프를 치냐. 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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