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좀비도 가족이다
미드인 워킹데드 시즌1(2010)을 처음 봤을 때가 생각난다. 드라마인데 영화 같은 퀄리티에 저렇게 리얼한 좀비라니!!!!!! 다큐를 찍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정말 빠져들어 워킹데드 시즌5까지 정주행 했더랬다. 워킹데드를 통해 알게 된 한국인 글렌(스티브 연)도 있었지만 각 배역의 배우들과 리얼한 특수분장이 눈길을 끌었다.
알 수 없는 좀비 바이러스로 모든 것이 망가진 상태에서 생존해 나가는 릭과 그 가족, 친구들 거기에서의 좀비는 걸으면서 물어뜯기 위해 공격을 한다. (워킹데드에 대한 리뷰는 다음번으로 미룬다. 할 말이 너무 많기에)
그런 좀비의 드라마가 좀비 영상의 정점을 찍더니 단순히 어둡기만 했던 좀비 영상에서도 다양성이 나타난다.
좀비가 연애를 하는 <웜 바디스(2013)>와 좀비가 달리는 <부산행(2016)>가 등장하게 되었다. 단순하게 심장이 멈춰 죽어버린 시체에서 감정을 넣어 연애가능한 개체가 되었더니 이젠 죽은 몸에 체력까지 넣어 만능이기도 한 좀비가 되어 버렸다. 사실 이 정도면 죽어도 나쁘지 않겠다고 하지만, ‘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고 무섭기만 한 존재였던 좀비는 이젠 가족이 되어버린 <기묘한 가족(2019)>이 나왔다.
이번 이 영화는 시골에 좀비가 등장하면서 시작된다. 정보가 늦은 시골이다 보니 좀비가 누군지를 모른다는 설정이 기발한 아이디어였다. 거기에 한번 물렸더니 기운이 펄펄 난다는 설정에 다시 한번 무릎을 쳤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원하게 되는 젊어진다는 그 명약이 다름 아닌 좀비에게 물리는 것이라니.
B급 감성코드를 건들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자연스레 몰입이 되는 것은 아마도 배우님들의 영향도 크다.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에서의 열혈 부장에서 찰진 육두문자를 구사하던 정재영과 <판도라>와 <어느 날>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유쾌 멜로를 만들어낸 김남길. 그리고 <마스터>에서 유능한 경찰과 <박수건달>에서의 그 명대사 “내가 조선의 국모다”의 주인공인 엄지원의 조합이 어우러져 이들이 아니면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그들만의 기묘한 가족을 만들었다.
어떻길래 기묘한 가족인가 궁금하다면 영화를 보라. 112분간 즐겁게 웃을 수 있다. 생각지 못한 설정에서 탄복하게 만드는 장면이 곳곳에 포진되어 있다. 부디 마지막까지 끝까지 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