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하지만 헐렁한 여행 짜기
입사한 2002년 이후 매번 휴가 때마다 국내 여행을 다녔고 2008년 11월 이후부터는 매년 국외로 여행을 다녔다.
여행을 다닌 지 어언 10년. 여행을 갔던 곳을 떠올려보면 일본(15회 이상)이 제일 많았고 그다음이 보라카이(4회), 몽골, 스페인, 런던, 푸켓 등 그래도 여권을 2번 갱신하는 동안 많이 다녔다. (일부 출장으로 다녔던 곳은 제외)
그 여행 중 패키지여행은 없고 전부 자유여행이었다. 또한 그중에서 그룹 여행은 몽골과 일본, 그리고 친구와 같던 보라카이와 신혼여행으로 푸켓과 세부가 전부였다. 홀로 여행을 즐겨하다 보니 패키지 쪽보단 자유여행은 당연한 선택이었다.
여행의 시작
1. 나에게 적합한 날짜부터 잡자.
여행은 기본으로 당일치기, 1박 2일에서 4박 5일 그리고 그 이상의 날을 생각할 수 있는데, 직장을 다니는 일반 직장인들은 여름휴가를 제외하고서 낼 수 있는 최대의 휴가라 생각된다. 특히 1박 2일 혹 2박 3일은 여행을 떠나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라 추천하지 않고 못해도 3박 4일 이상의 여행을 추천한다. 출발하는 날과 돌아오는 날을 빼고 나면 정말 여유 없는 여행이라 제대로 된 휴식이 힘들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보통 나의 여행은 4박 5일이 주를 이룬다.
2. 날짜에 따라 비행기표를 예약하자.
주로 이용하는 어플은 스카이스캐너와 인터파크, 네이버를 검색해서 최상의 스케줄을 찾아서 예약한다. 보통은 아침 일찍 출발해서 여행지에 도착하고, 마지막 날 늦어도 오후 혹은 저녁에는 도착하는 스케줄을 최선으로 검색한다. 결정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비행기표는 사라지고 가격은 올라가니 적절한 때에 결정은 필수이다.
3. 묵을 숙소를 정하자.
가게 되는 일정에 따라 숙소를 1~2군데를 잡게 된다. 보통 도시를 이동하지 않는 이상은 거의 한 군데만 잡은 게 되는 것 같다. 사실 체크인과 체크아웃 그리고 또 다른 숙소로 이동하는 시간만 생각해야 할 것이 아니라 짐을 싸고 풀고 하는 시간까지 생각한다면 2군데 이상의 숙소는 무리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소모되는 시간을 감안하여 정해야 한다. 그리고 선택에 있어 여러 리뷰와 정보를 검토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처럼 무엇보다 내가 발 뻗고 잘 장소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라 숙소에 대한 리뷰도 블로그, 여행사이트 등을 꼼꼼히 비교해가며 선택한다. 물론 이 또한 여행에 가서 어떤 것을 하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지기도 한다. 다이빙이 목표일 때에는 최저가의 게스트하우스에 머물기도 하고, 그냥 휴식하고플 땐 조식까지 주는 호텔에서 자기도 한다.
4. 교통편을 검색한다.
보통은 여행지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지만 바르셀로나나 도쿄 같은 경우는 교통 티켓을 구매해서 주로 다녔다. 보라카이는 거의 뚜벅이 었고, 세부는 트라이시클, 푸켓은 호텔 셔틀버스, 오키나와는 렌터카로 다녔다. 여행지에서는 많이 걸어 다니는 편이어서 사실 1km 정도는 크게 힘들지 않은 이상은 걸어 다녔다. 관광지나 큰 도시 같은 경우는 대중교통이 많은 편이어서 이것을 놓치더라도 대응책이 있다. 그러나 시골이나 특히 외진 곳(아오모리) 같은 경우는 대중교통이라 하더라도 1-2시간의 텀이나 하루에 운행이 적은 곳들도 많고 막차 시간이 오후에 끝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곳은 시간을 맞춰 움직이거나 아님 맘 편하게 렌트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5. 하루에 일정은 1개 혹은 2개.
여행의 로망 중에 하나가 한도시 한 달 살기다. 그러니 직장을 그만두지 않는 이상 로망이 실현되기엔 불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한 장소에 오래 머물면서 여행이 아닌 그곳의 공기를 마시며 그곳에 취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천천히 줄기는 여행이 나의 주된 모토이기에 하루에 정말 많으면 일정 2개(장소로 치면 2개), 아니면 한 군데를 잡아서 충분히 맛보고 즐긴다.
6. 여행노트를 쓴다.
2008년부터 작성하기 시작한 이 여행노트는 지금까지도 작성하고 있다. 기간과 여행지, 숙소, 일정을 적어두고 다음 페이지부터는 매일의 일정과 지출내역을 적고 그날 일기도 적었다. 그러나 일기는 적기보단 간략히 건너뛰는 경우가 많아 이제 이 여행노트도 한 단계 발전해야 할 시기가 다다른 것 같다. 여행기간 동안 모았던 영수증이나 각종 기념품들이 흩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합쳐진 형태로 변해야 할 것 같다.
이렇게만 다니다 보니 남들 다 가봤다는 식당이나 관광지를 안 가본 곳이 많아서 뭔가 아쉬울 때도 있지만 나만의 맞춤 여행에 만족을 한다. 그리고 ‘언제 또 올까’라는 생각보단 ‘또 와서 다른 거 봐야지’라는 생각으로 그 여행지를 누빈다.
여행을 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그 무엇보다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여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체력에 나의 욕망에 최적화된 여행을 하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다.
그러니 생각만 하지 말고 실천하길 바란다.
생각만 하다 보면 시간만 가지만 실천을 하면 경험도 감동도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