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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개연성 Feb 27. 2020

재택근무의 단점

우리가 재택근무를 싫어하는 이유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회사가 많다.

그 와중에 재택근무가 싫다고 말하는 지인이 있어 그 이유를 물어봤더니..



정리하자면

1. 집이 위안(휴식)의 공간이 되지 않는다

2. 혼자 밥 먹는 것이 우울하다

3.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4. 오피스 물품의 부재가 번거롭다

5. 집에 있는 생활품이 급속도로 줄어든다


참고로 이 지인은 100% 재택근무인 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나도 반년 정도 프리랜서 생활을 했어서 그가 한 말에 모두 격하게 공감이 되었다.


사실 나는 한참 전부터 재택근무가 나에게 맞지 않는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나는 누군가와 소통하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인데, 혼자 일하면 일단 너무 외롭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재택근무도 오래 할수록 이해도가 높아져서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는 지금 더 잘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또, 라이프스타일이 그렇듯, 경험해보지 않으면 나와 맞는지 안 맞는지 영영 모르기도 하고, 안 맞는 것 같다가도 어떤 해결책을 발견하면 생각보다 괜찮아질 수도 있다.


그래서 재택근무를 이제 막 경험한 사람 혹은 고려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재택근무를 하면 겪는 대표적인 문제와 그에 대한 솔루션을 세 가지 정도 정리해보았다.



1. 개인 시간과 근무 시간의 구분이 어렵다


집이 일터고 일터가 집일 때, 집과 일터를 분리하기 어렵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요즘과 같은 스마트폰 시대에는 정해진 근무 시간이 지났다고 하더라도 사내 메신저가 울리는 순간 다시 일에 착수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히기 쉽다. 일이 끝나고 집에 돌아왔을 때의 온전한 휴식감을 느끼기 어려운 것이다.


나만의 신호 만들기

일이 끝나면 개인 시간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신호가 필요하다. 일이 끝나면 사내 메신저와 이메일의 모바일 알림을 끄는 것은 간단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알림이 울리는 순간 자동적으로 '근무 모드'에 돌입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근무 시간 명확히 하기

만약 회사에 소속되어 일하고 있다면, 근무가 언제부터 언제까지인지 회사(팀)와 명확히 하는 것이 좋다. 근무를 시작했을 때, 그리고 근무를 끝내며 온오프라인 여부를 알리는 메신저 채널을 따로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면 서로가 근무 외 시간을 인지하고 배려할 수 있다.


루틴 만들기

단순히 근무 시간을 설정하는 것을 넘어서 나만의 '일과를 시작하는' 의식과 '일과를 끝내는' 루틴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일과를 시작할 때(끝낼 때) 산책을 한다. 책을 한 챕터 읽는다. 팟캐스트를 듣는다. 5분 동안 명상을 한다. 등등. 이런 루틴은 몸에 신체적인 신호를 보내서, 집중을 일(또는 휴식)에 돌리는 효과가 있다.


내가 만들었던 루틴은 일을 시작할 때와 끝낼 때 스트레칭을 하는 거였다. 아래 어깨 스트레칭을 많이 했는데, 정말 시원하고 효과도 좋았기 때문에 추천한다(같은 채널의 골반교정 스트레칭도 좋다).

미서원(SomiFit) 어깨 스트레칭


방해 요소 제거하기

집에는 방해 요소가 엄-청 많다. 냉장고의 온도는 적절한지, 개가 방문을 긁고 있는 건 아닌지, 빨래가 쌓여있지는 않은지 계속 확인하게 된다. 집중은 의지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방해 요소를 제거하고 환경을 재구축해야 한다. 일단 자신이 어떤 것에 방해받는지, 어떤 환경에서 가장 잘 집중할 수 있는지를 알아냈으면 이를 내가 일하는 환경에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



2.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오피스에 있을 때에도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운데, 서로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 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오죽하겠나. 서로가 각기 다른 환경에서 자신의 일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하는 데에 훨씬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고, 그마저 오해만 한 채로 끝날 수도 있다. 이런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오픈된 채널에서 소통하기

공개된 채널에서 소통하면 많은 사람들이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이는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한 가시성을 부여한다. 결과적으로 소통에 필요한 비용이 줄어든다. 프로젝트와 관련된 사람들이 자신이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어떤 업데이트가 있으며, 어떤 정보가 도움이 되었는지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오픈 채널을 만들어라. 슬랙(Slack)과 같은 협업 툴은 공개 채널을 개설하는 좋은 수단이다.


국내 협업 툴 잔디(JANDI)에서 코로나 19 사태에 대한 지원으로 엔터프라이즈 플랜을 무상 제공한다고 한다! 아래에서 신청할 수 있다.

업무용 메신저 JANDI Enterprise 서비스 무상 제공 신청서 작성


화상회의(대화)를 최대한 많이 활용하기

떨어져서 일하고 있다고 해서 서로의 얼굴을 보지 말란 법은 없다. 이미 기술이 충분히 발전했기 때문에 화상회의(대화)는 그 어느 때보다도 쉽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더라도, 만약 채팅보다 대화가 더 편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면 화상 대화를 권유해보자.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하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더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


아젠다 없이 회의하지 않기

하루가 몇 건의 미팅만으로 허비될 수도 있다. 집에서 일할수록 회의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내가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할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미팅 시간은 30분 이내로 한다. 미팅을 제안한 사람은 참여한 사람이 이전에 검토할 수 있는 아젠다를 공유해야 한다. 등등.



3. 외롭다


하루 종일 집에 틀어박혀 있다 보면 외로움을 느끼기 마련이다. 난 내가 히키코모리가 되는 것은 아닌지 두려운 적도 있었다. 집에 반려묘가 있었기에 다행이지...


사회적인 활동을 스케줄에 추가하라

사회적인 활동을 하루에 하나씩 의무적으로 해라. 부모님과의 전화 통화든, 친구와의 커피 타임이든, 애인과 점심을 먹는 것이든, 뭐든 상관없다. 스케줄에 이런 활동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기대할 것이 생기고, 하루에 활력을 부여하여, 결과적으로 나머지 시간에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소외감을 느끼지 않을 장소를 찾아라

만약 고립되었다고 느끼기 시작한다면 단순히 장소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나아질 수 있다. 일하기 좋은 동네의 카페를 찾거나, 언제든 갈 수 있는 나만의 작업실을 구해보는 것도 좋다. 요즈음에는 코워킹 스페이스도 많으니 공동 작업공간도 옵션에 추가해보자(참고로 대표적 코워킹 스페이스인 위워크의 핫데스크는 한 달에 32만 원부터, 패스트파이브는 30만 원부터 시작한다).


애완동물을 키워라

애완동물을 챙겨주고, 때때로 함께 놀아주는 것만으로도 외로움이 상당 부분 해결된다. 물론 사람처럼 대화할 수는 없지만 나의 말과 행동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반려동물로서도, 만약 당신이 재택근무를 한다면,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는 주인을 갖게 되어 무척 행복할 것이다.


일할 때마다 옆에서 햇빛을 받으며 자던 저의 반려묘. 너무 사랑스럽지 않나여


결론

난 아직도 재택근무가 싫지만, 나에게 맞지 않았다 뿐이지 본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잘 맞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특히 아이가 있는 사람에게 좋을 것 같다). 세계적으로 일하는 문화가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에 몇 년 안에 재택근무도 일하는 주요 옵션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왔다. 다만 재택근무가 도입된 데에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가 계기로 작용한 것이 너무 예상치 못한 상황이기에 황당하고 슬플 뿐.. 모쪼록 모두 바이러스 조심하시고, 건강하게 지내시길!



참고자료

[dribble] Top 5 challenges of working remotely & how to overcome th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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