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꿈> 강사모 최경선 박사"반려견을 위해 쓴 나의 글이 전시되다"
처음 브런치에 가입했던 그날이 아직도 생생하다. 누군가의 글에 감동받고, 내 이야기를 세상에 남기고 싶다는 작은 바람으로 시작한 글쓰기였다. 별다른 기대도, 목적도 없었다. 다만 “글로 마음을 나누고 싶다”는 진심 하나였다. 그때의 나는 작가라 불리기엔 너무 평범했고, 용기보다는 두려움이 더 컸다. 강아지공장의 비윤리적인 현실에 가슴이 너무 아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무지를 알리고 올바른 반려견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고자 작은 노력을 시작했다. 2010년 비닐하우스 3동에서 노견 말티즈 강아지가 눈물 곪아 터지고 강제번식 당해서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은 강아지들의 젖을 먹이고 있었다.
아직도 그날의 슬픔과 아픈 마음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것이 강아지를 사랑하는 나의 마음에 비수처럼 꽃혀있는 아픔이었다. 그 아픔을 더 이상 만들지 않는 사회를 위해 작은 노련을 시작했다. 그 노력중 하나가 바로 브런치 공간이었다. 그러한 도전이 오늘날 작가로서 글을 쓰는 삶을 살아가게 하고 있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수상작들을 보며, ‘나도 언젠가 저 글들 사이에 설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스쳤다. 글을 쓰며 밤을 지새우는 시간들이 많아질수록, 내 안에서 작가로서의 꿈은 점점 현실이 되어갔다. 댓글 한 줄, 공감 버튼 하나가 나를 다시 책상 앞으로 불러세웠다.
그러던 어느 날, ‘브런치 10주년 특별전 – 작가의 꿈 100인 모집’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망설임이 잠시 스쳤지만, 이번만큼은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 2,000자 이내의 에세이를 제출하라는 안내 문구를 보며, 나는 내게 가장 솔직했던 문장들을 써 내려갔다. ‘브런치를 통해 이루고 싶은 나의 작가의 꿈’ — 그 문장은 내 지난 시간을 모두 담은 고백이었다.
지원서를 제출하고 난 뒤, 며칠이 그렇게 길게 느껴진 적은 없었다. 수 많은 작가들 중에서 과연 내 글이 선택될 수 있을까? 메일함을 열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혹시 안 되더라도 괜찮아, 쓰는 게 이미 나에게 보상이다.’ 스스로를 위로하면서도 마음 한켠에서는 간절함이 가시질 않았다.
그리고 드디어 그날, 브런치에서 온 한 통의 메일이 나의 하루를 바꿔놓았다. ‘축하합니다. 브런치 10주년 <작가의 꿈> 100인에 선정되셨습니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내 손끝에서 타이핑하던 모든 글자들이 하나의 길이 되어 이어지는 듯했다. 그저 글을 사랑한 마음 하나가 이렇게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
2025년 10월 16일 오전 11시 30분에 예약하고 가평에서 기차를 타고 전철을 갈아타서 경복궁역에 도착했다. 그리고, 서울 종로 유스퀘이크에 방문하였다. 전시장 한켠, 내 이름과 함께 걸린 패널 속 문장을 보았다. ‘브런치를 통해 작가의 꿈을 꾸게 되었다’ 수 많은 작가들의 글이 빛나는 공간 속에서, 내 문장도 그들과 함께 숨 쉬고 있었다. 잠시 말을 잃었다. 10년의 브런치, 그리고 그 안의 나. 그 모든 여정이 이 한 장면으로 응축된 듯했다.
전시를 돌아보며 깨달았다. 브런치는 단순한 플랫폼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잇는 공간이었다. ‘글을 쓰는 일’은 결국 누군가의 마음을 만나러 가는 여정이었다. 누군가의 문장이 내게 용기를 주었듯, 이제는 나의 문장으로 누군가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
이제 나는 단순한 글쓰기가 아닌, 누군가의 하루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 브런치 10주년 전시는 나에게 꿈의 결실이자 새로운 출발점이었다. ‘함께 꿈꾸면 현실이 된다’. 이 문장이 단순한 전시 슬로건이 아닌, 내 인생의 문장이 되어버렸다.
브런치는 나에게 ‘글의 집’이었다. 그리고 그 집 안에서 나는 작가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받아들였다. 오늘, 다시 펜을 든다. 또 다른 누군가의 ‘작가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세상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 누구도 알아주지 않아도 작은 걸음을 시작할 것이다. 오늘 하루의 작은 노력이 언젠가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 나은 반려견 미래를 위해 오늘도 삶을 뒤돌아보며 작은 글귀를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