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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순이 프리랜서가 층간소음을 견디는 법

by Helen

아침 9시부터 시작된 바로 위층의 인테리어 공사.


엘리베이터에 붙여진 안내문에 따르면 오늘부터 내일까지 계속 소음이 발생할 것이라고 하는데 소음의 강도가 역대급이다. (바로 위층이라ㅜㅜ)


운동을 나가거나, 도서관, 커피숍으로 피신할 수도 있겠지만 고작 몇 시간짜리 해결방안일 뿐. 게다가 고양이 두 마리만 전쟁터에 남겨두고 나만 피난 가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 그렇게 고민하는 사이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고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한다.


소음에 집중하지 않기 위해 마음속으로 되뇌어본다. '나도 인테리어 바꾸고 싶다... 위층 부럽다... 우리 집도 공사할 날 오겠지.. 그날을 생각하자...' 하지만, 장비를 바꿀 때마다 발생하는 새로운 강도의 소음은 겨우 다잡은 평정심을 너무 쉽게 무너뜨린다.


기분전환 겸 이때다 싶어(혹은 소심한 맞대응) 멀쩡한 이불을 세탁기에 넣고 돌려본다. 죄책감 없이 최강모드로 청소기도 돌려본다. 평소에는 소음이라고 생각했던 소리들이 귀엽게 들린다. 그 귀여운 소리들을 공사 소음이 다 빨아들인다.


지금 또 새로운 장비가 등장한 듯 새로운 종류의 소음이 벽을 타고 폭포처럼 쏟아져 들어온다. 고양이가 천장을 쳐다본다. 나는 갈수록 멍해진다. 대책이 필요하다, 대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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