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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en Aug 08. 2024

[Implementation] 강사 Care의 디테일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강사와 관련하여 한 가지 생각해 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강사들에게 줄 수 있는 보상이 강사료뿐일까요? 가끔 교육담당자들이 저에게 강의를 의뢰할 때 “저희가 강사료가 많지 않아서요..”라는 말을 꽤 자주 듣습니다. 느낌 상 그동안 그분이 만났던 많은 강사 분들로부터 강사료가 적다는 불평을 많이 들어와서 미리 방어차원에서 하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저도 연수원에서 일할 때 강사분들을 많이 모셔봤고 주변의 동료나 지인들이 강사료 문제로 강사분들께 미안해하는 모습을 자주 봤었습니다. 


대부분의 조직은 강사료 규정이라는 것이 있고 그것을 특정 강사의 개별적 요구에 따라 예외처리를 하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초빙하고자 하는 강사가 강사료가 적다고 불평을 하면 담당자는 그저 미안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 같아요. 강사에게 강사료는 물론 매우 중요합니다. 자존심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계시고요. 하지만 강사가 강의를 하고자 할 때 강사료 말고도 중요한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1. 교육담당자의 전문성, Attitude


사람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저의 경우 교육담당자의 전문성과 Attitude가 강사료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육내용에 대해 강사만큼 알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콘텐층[ 대해 서로 이야기가 통하는 정도의 지식은 있어야 합니다. 때로 어떤 교육담당자는 그저 이야기만 통하는 정도가 아니라 내가 준비한 콘텐츠와 학습의 흐름을 검토하여 더 나은 방법을 제안해 주기도 합니다. 그런 담당자와 함께 일하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어요. 


저는 강의할 때 종종 Padlet을 활용하는데요, 이전에 어떤 교육담당자가 Padlet을 사용해 보라고 알려줬던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교육담당자가 그저 강사를 섭외하고, 수강생들 앞에서 소개를 한 다음 나중에 강사료를 입금해 주는 역할만 한다면 아무 존재감도 없고 강사에게는 강사료만 중요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반면, 강사료는 조금 아쉽게 느껴지더라도 교육담당자의 일처리가 깔끔하고, 더불어 나에게 도움과 배움을 주어 강의의 퀄리티를 향상시켜 준다면 강사료에 대한 아쉬움은 바로 메꾸어집니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최소한 저의 경우는 그렇습니다.


2. 디테일은 강사에게...


직접적인 경험은 아니지만 이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연수원에서 일했을 때 유명한 강사분들이 많이 오셔서 강의를 하셨었는데요 어느 날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제가 좋아하는 강사분이 강의를 하고 갔다는 이야기를 뒤늦게 듣게 되었습니다. 궁금해서 그 교육의 담당자였던 후배에게 강의가 어땠냐고 물어봤는데 뜻밖에도 반응이 별로 안 좋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강사의 경우 이미 TV 등에서 강의활동을 많이 하시는 분이었고 강의를 잘하시는 분이었기 때문에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으니 후배가 솔직하게 얘기를 하더군요. 


그 후배는 매우 책임감이 강한 교육담당자였고 더구나 교육대상자가 임원이었기 때문에 여러 번 강사와 만나 미팅을 했다고 합니다. 만날 때마다 우리 회사의 비전과 전략방향, 핵심가치 등 우리가 원하는 방향성에 대해서 여러 번 강조해서 말씀을 드렸다고 해요. 담당자가 엄청나게 강조를 했으니 아마도 그 강사는 들은 내용을 최대한 자신의 강의에 접목시키려고 노력을 했겠지요? 그 결과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분의 강의는 죽도 밥도 아닌 강의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고객사의 요청을 너무 많이 반영한 나머지 강사 자신의 강점이 죽어버린 것이지요. 


결론적으로 강사와 강의를 의뢰하거나 논의할 때 큰 방향성 정도를 적절히 제시해야지 세부적인 것까지 가이드를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다만, 강의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강사와 일을 하게 되는 경우에는 큰 방향성 등 필요한 정보를 알려 드린 다음 강의계획서나 수업계획서를 제안받아 보는 것을 권합니다. 최소한의 장치이지요. 물론 제출한 자료와 전혀 다르게 강의를 하는 강사도 가끔 있는데요, 그럴 때는 어쩔 수 없죠. 바이바이 하는 수밖에요.


3. 강사 지원은 세심하게...


연수원에서 일했을 때 '강사 DB'를 만든 적이 있었습니다. 강사에 대한 기본적인 출강데이터(강의날짜, 교육과정, 과목명, 만족도, 지급된 강사료 등)는 회계시스템과 교육시스템에서 관리가 되었지만, 교육 담당자만이 알고 있는 정성평가가 공유되면 좋겠다는 니즈를 해결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내 교육과정에 A라는 강사를 초빙해 볼까 생각하면서 '강사 DB'에서 A 강사를 검색하면 강사의 전문분야와 함께 다른 담당자들 입력한 정성적인 정보가 나오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내용들이 입력되어 있었습니다. '[A 교수] 어린 시절 소아마비를 앓아서 다리가 살짝 불편하심. 교육장 배정 시 가능하면 계단 없이 갈 수 있는 곳으로 배정해 드리는 것이 좋음'(참고로 제가 일했던 연수원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었습니다)''[B 회계사] 인기강사이며 여기저기에서 강의를 많이 하심. 얼마 전 건강 문제로 쓰러져서 강의를 펑크 낸 적이 있음. 초빙할 경우 펑크날 경우를 대비할 필요가 있음''[C교수] 교육담당자가 자리를 비우면 불안해하시는 경향이 있음'


이런 정보들을 미리 알면 강사 Care가 달라질 수밖에 없겠지요? (하지만 강사님들은 이런 시스템이 있는 걸 아시면 신경 많이 쓰일 수도...) HRD 부서의 규모가 작은 회사에서는 시스템까지 만들 이유도 없고 그럴 수도 없겠지만 최소한 강사별 특이사항을 기록하고 참고하는 노력은 필요합니다. 왜냐 하면 교육과정의 퀄리티 중 상당부분을 강사가 책임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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