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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말은 팀장의 무기가 되는가?

by 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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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내 상사였던 모 팀장은 하루 종일 말을 거의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출근해도 인사는 커녕 자리에 앉아 하루종일 모니터만 뚫어져라 바라보곤 했다. 심지어 모니터엔 몇 시간째 구글 캘린더 화면이 멈춰 있었다. 그가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보고를 하면 그가 하는 말은 딱 두 가지로 정리됐다.

"알아서 하세요" 혹은 "이걸 굳이?"


상부에서 새로운 과제가 내려오면 그는 어떤 방향도 없이 "알아서 하세요" 라는 말로 막막함을 주었고, 팀원들끼리 머리를 맞대 기획안을 가져가면 "이걸 굳이?" 라고 드랍시켰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우리팀은 자연스레 시키는 것만 하거나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는 팀이 되어버렸다.


물론 모든 책임을 그 팀장 한 사람에게만 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있다. 팀장이 말을 하지 않으면, 팀은 방향을 찾지 못하고 떠돌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팀을 이끄는 건 실력이 아니라 팀장의 '말'이다.


사실 팀장은 매일 무언가를 말한다. 피드백을 하고, 회의를 이끌고, 보고를 하고, 때로는 갈등을 조정한다. 이 모든 순간에 사용되는 도구는 바로 '말' 이다. 그리고 그 말은 곧 팀장의 철학과 기준, 태도와 리더십의 증명이 된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많은 리더들이 '성과 중심' 에 매몰되어 여전히 '말'을 가볍게 여긴다. 특히 막 팀장이 된 1~2년차 초보 팀장들은 일을 잘 하면 팀원들이 따라올 거라 믿는다. 완전히 틀렸다고 볼 순 없지만 이것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팀을 만들기는 역부족이다. 강력한 팀웍은 팀장의 일머리가 아니라 말머리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말머리'란 무엇일까?

우리는 흔히 '저 사람은 일머리가 있어' 라는 말을 한다. '일머리'란 일하는 방법, 노하우, 요령 등을 포괄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즉, 일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고, 업무에 적응하며, 문제 해결 능력을 발휘하는 능력을 뜻한다.

이와 다르게 말머리는 팀장이 직접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말의 방향과 구조를 설계해 팀을 움직이는 기술이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톤과 어떤 순서로 어떤 질문을 할 것인가를 전략적으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보자.

팀원이 무언가를 물었을 때 "알아서 하세요" 또는 "그 정도는 알아서 판단하세요"라는 말은 겉보기엔 자율성을 주는 듯 보이지만 팀원의 입장에서는 팀장의 책임 회피 또는 방관으로 들린다. 이런 말은 팀원의 사기를 꺾고 갈등을 유발하고 결국 팀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이 책은 ‘말 잘하는 법’이 아니라, ‘일이 되게 하는 말의 구조’를 만드는 법에 대 이야기한다.

팀장의 하루를 구성하는 수많은 말들 속에서, 어떤 말은 신뢰를 만들고, 어떤 말은 관계를 깨뜨린다. 우리는 그 경계를 구분하고, '일머리' 못지 않게 '말머리' 를 단단히 세우는 법을 배워야 한다.


팀장은 일을 직접하는 것이 아니라, 팀을 움직이는 사람이다. 그리고 팀을 움직이게 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말'이다.

이제 말머리를 바꿀 시간이다. 이 책은 당신의 말머리를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그리고 그 말은 분명, 당신의 팀을 움직이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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