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두 아들 육아
어쩌다 내가 그 난이도 높다는 두 아들의 엄마가 되었을까. 처음부터 아이는 적어도 두 명을 낳아야한다고 생각했다. 뭣도 모르고 그냥 외동으로 키우기는 싫었기에 남편에게 ‘나는 입양을 해서라도 아이가 둘은 있어야겠어.’ 라고 했다. 남편도 두 명 정도는 좋겠다 싶었는지 별 이견 없이 받아들였던 것이다.
우리 집에는 아들이 귀했다. 일단 나는 여동생 하나가 있고, 가까운 친척 중에 아들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나는 남자 아이를 가까이서 본 경험이 전무했고, 아들 육아는 상상을 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임신을 했을 때는 아들이든 딸이든 상관 없다고 생각했다. 남편은 아들 하나 딸 하나를 원했지만, 그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딸 밖에 없다는 이유로, 만나는 사람마다 '아들이 하나는 있어야 할낀데...' 라는 말을 들어오셨다는 우리 엄마. 나는 아들 둘 데리고 나가면 다들 '딸 하나는 있어야 할낀데...'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건 내가 아직 딸의 손길이 필요할만큼 나이 들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아들 둘 육아 하면서 '딸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그저, 내 뱃속에서 나온 두 아이가 너무나 다르다는게 더 신기해서 매번 내 나름대로 분석한다. 비싸게 돈 주고 기질 검사도 받아보았다. 남편과 나 두 사람의 유전자 속에 이런 기질과 성향이 있었던가 싶게 이해 안되는 모습도 많이 보인다. 어떨 때는 '진짜 어릴 때 나랑 너무 똑같네' 싶을 때도 있다. 사실 그건 우리 엄마가 자주 증명해주신다. '너랑 똑같네, 뭐...' 라면서..
아이가 어릴 때는 몸이 그렇게 힘들더니만, 지금은 머리가 아프다. 고민할 거리들이 자꾸만 생긴다. 훈육은 사실상 10살-11살쯤 되면 다 끝난다고 하는데.. 내가 지금 아이들을 바른 방향으로 잘 이끌어가고 있는지 확신이 없다. 그리고, 매 순간 지혜를 짜내야 한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어떻게 타일러야 할지, 어떻게 위로해야할지... 완벽할 수는 없지만, 아이에게 혼란을 주고 싶지는 않은데.. 나 자신도 뒤죽박죽 왔다갔다 혼란스러운데 도대체 '일관성 있게 육아'하는건 어떻게 하는건지..
내가 여자라 그런지 아들들이 더 이해가 안되는 것 같기도 하다. 단순해서 키우기 편한 것도 있는데, '쟤 왜 저러냐 정말..' 싶은 것들 투성이라.. 멋진 어른으로 잘 성장하도록 돕고 싶었는데, 지금은 그냥 언젠가 '독립'만 잘 해줘도 감지덕지다 싶다.
출산할 때 느꼈다. 진통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을 때... ‘아! 이제 빠꾸가 안되는구나.’ 멈출 방법이 없다. 도망갈 방법도 없다. 빠꾸할 수가 없다. 그냥 직진이다. 끝까지 가야 한다. 배를 째서라도 얘를 내 뱃속에서 꺼내야 한다. 자궁이 거의 다 열렸는데, 도저히 힘을 못 줘서 제왕절개를 결정하고나서 한참을 수술준비한다고 기다리는 그 40분간 진짜 지옥을 경험했다. 도망치고 싶은데 도망칠 수 없고, 포기하고 싶어도 포기할 수 없고, 이 고통을 내 맘대로 멈출 수가 없다는게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았다.
아이를 키우면서도 생각한다. ‘아, 빠꾸가 안되는구나..’ 중간에 포기할 수가 없다. 되돌릴수도 없고... 다시 reset 할 수도 없다. 식물도 하나 제대로 끝까지 키워본 적이 없고 결국 죽게 만들어버리는 나라는 사람이.. 두 생명을 최소 20년동안 포기하지 않고 길러야 한다. 이제 한 3분의 1 왔네.
우당탕탕 오늘도 아들 육아. 일단 안고 뒹굴뒹굴~ 쭉쭉 볼 빨기~ 부터 시작하는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