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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웃사이드 더 시티 May 25. 2023

In God We Tru$t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십일조를 남용하는 몰몬교

“우리는 정직, 진실, 순결, 인자, 유덕, 그리고 만인에게의 선행을 믿는다…” - 예수 그리스도 후기성도 교회 신앙개조 13절.



지난 몇십 년 간 교회 신자들이 피땀 흘려 번 돈을 십일조로 거둬가면서 몇천억 달러를 쌓은 몰몬 교회는 2023년 5월 한 내부 고발자의 고발로 처벌을 받게 되었다. 몰몬 교회가 재산을 얼마나 소유하고 있는지 밝혀졌지만 거기서 끝난 것은 아니었다. 몰몬 교회는 여전히 종교법 아래 탈세하며 교회에 충실한 신자들의 돈을 빨아먹고 재무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VJtE7WiuhDg

(한국어 자막을 보시려면 게이지 모양의 버튼을 누르세요).


이번 글로 몰몬 교회의 재정에 관한 부정직 행동과 거짓말, 그리고 십일조를 남용하는 행위에 대해 알리고자 한다.




몰몬교는 왜 십일조 율법을 강요하는 걸까? 몰몬교 선지자들은 십일조를 내는 것이 하나님에게 신앙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가르쳐왔다.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창조하셨고 우리가 받은 축복, 그리고 앞으로 받을 축복을 주시기 때문에 최소한 월급의 십 분의 일을 내야 된다고 말이다.

19세기 초 몰몬 교회가 운영하던 은행들은 몇 차례 파산했고 재정적인 형편이 없는 신자들이 근근이 먹고살다 보니까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창립자 조셉 스미스는 헌금의 율법 (신자들이 소유한 자산, 귀금속, 건물, 가축, 귀중품 등을 교회에게 바치면 교회가 각 신자들에게 필요한 만큼의 식량과 의류, 돈을 되돌려주는 제도)을 도입했다. 그러나 헌금의 율법은 오래가지 않았다. 신자들은 자신이 필요한 만큼보다 더 많은 것들을 탐내기 시작하면서 헌금의 율법 대신 십일조의 율법(수익의 십 분의 일을 교회에게 바치는 제도)을 도입하기로 했다.


몰몬교 신자들은 십일조를 내면 하나님의 왕국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리라고 단단히 믿는다. 지방 지도자들과 고위 지도자들의 “여러분이 십일조를 내면 하나님의 왕좌 옆 좌석을 상속받을 것입니다!”라는 근거 없는 설교를 곧이곧대로 믿기 때문이다.


몰몬교가 쓰는 경전들 중 하나는 '교리와 성약'이다. 교리와 성약에는 "십일조를 내는 사람들이 주님이 다시 오실 때 불에 타지 아니하리라"라고 쓰여 있다 (교리와 성약 64편 23절). 십일조를 안 내는 사람들은 주님이 다시 오실 때 불에 탄다는 뜻이기도 한다. 몰몬 교인들은 영생을 얻는 데 필요한 성전 의식에 참석하려면 지방 지도자(감독)의 면담을 거쳐야 한다. 면담 때 몇 가지 질문을 받게 되는데 그 질문들 중 하나는 "십일조를 잘 내느냐"이다. 십일조를 잘 내지 않은 사람의 경우 성전에 들어가기 위한 성전 추천서를 받을 수 없다. 성전에 들어가는 것을 일생일대 목표로 살아온 몰몬 교인들에게 이것은 엄청난 충격이다.

그렇다면 전지전능한 몰몬교의 신은 왜 그렇게 십일조에 집착하는걸까? 그가 그렇게 전지전능한다면 그냥 돈을 창조하면 되지 않을까? 아니면 그는 인간의 신앙심을 시험하고 싶은 걸까



몰몬교 선지자 조셉 필딩 스미스는 1907년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십일조를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될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여러분들이 기꺼이 바치는 헌금을 제외하고 말입니다. 그때는 하나님의 왕국이 발전하여 모든 신자들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제공할 수 있을 만큼 주님의 창고가 가득 찰 것이기 때문입니다."




몰몬교가 소유하는 재산은 몇천억 달러에 달한다. 조셉 필딩 스미스가 예언한 그 날은 이미 한참 전에 지났다. 그런데도 왜 십일조 정책은 변함 없이 유지되고 있고, 사정이 어려운 교인들에까지 십일조를 강요하는지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현재 몰몬교 선지자 러셀 엠 넬슨 회장은 케냐를 방문해서 교회 회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십일조의 율법을 세계에게 전도하는 이유는 세계 곳곳의 가난한 사람들이 대대로 이어져 온 가난함의 악순환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십일조를 내지 않는 한 그 악순환은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러셀 엠 넬슨 회장, 2018년 4월 16일


빈곤에서 벗어나려면 수익의 십 분의 일을 80대 백인 남자들이 운영하는 교회에 바쳐야 벗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 논리적으로 말이 되는가? 위대하고 자비로운 몰몬교 신은 불우한 그들의 신앙심을 돈으로 시험하는 이유는 뭘까? 넬슨 회장의 주장대로 가난에서 벗어나려면 십일조를 내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일까? 답은 No다. 십일조를 내는 것은 세금을 내는 것과 달리 연말정산 때처럼 환급금을 돌려받는 것이 아니다. 본인이 내는 십일조는 교회에서 마음대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신도에게는 그 십일조를 어디에 쓰느냐에 대한 선택권이 없단 말이다.



린 지 로빈스 제 일칠십일 정원회 회원도 2005년 연차 대회 때 십일조의 율법에 관해 가난한 회원들을 향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감독들이 가난한 회원들을 돕기 위해서 먼저 해야 하는 것은 그들에게 십일조를 내라고 하는 것입니다. 재정적인 형편이 없는 미망인처럼 어떤 가족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을 때 먹을 것을 사는 것과 십일조를 내는 것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십일조를 내야 합니다. 그 가족이 자립할 때까지 감독은 음식이나 생필품을 주며 도와줄 수 있습니다.”


몰몬교 7세인 나도 25년 넘게 몰몬교를 충실히 다니며 십일조의 율법을 철저히 지켰다. 대학생때 한 푼도 빠짐없이 월급의 십 분의 일을 냈고 학교를 다니는 동안 유타주에 있는 고객 센터에 일했다. 고객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고 재계약시키는 것이 나의 업무였다. 고객이 재계약할 때마다 커미션 12%를 받으며 돈을 많이 벌었다. 하나님이 나에게 충복을 많이 내리셨구나라고 생각하며 십일조를 철저히 냈다. 그러나 탈퇴한 후 돌이켜보면 후회의 마음이 든다. 몰몬 교회가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돕는 것보단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서 동성 결혼 법이 통과되지 못하게 저지하고, 헤지펀드에 쓰고 있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십일조로 냈던 돈을 다른 유익한 곳에 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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