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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아 May 25. 2016

오늘, 선물

선물할게. 너의 하루를..


   선물할게. 너의 하루를



아침에 눈을 뜨기 전.. 빗소리가 나의 귀를 먼저 깨웠다. '아..좋다. 밖에 비가 오는구나. 포근해..' 비몽 중에도 내 입가엔 미소가 번졌다. 빗소리를 좋아하는 나는 어쩐지 오늘이 선물처럼 느껴졌다. 비가 내릴 때면 빗소리를 들으며 라디오를 켜고 편지를 쓰는게 내 고교시절, 대학시절의 취미였다. 지금도 여전히 난 편지쓰는 걸 좋아한다. 아,,오늘은 어쩐지 내가 내게 선물을 주고픈 날.

비온 뒤의 햇살이..바람이 좋아 글을 쓰고 싶어서 브런치를 열었다. 나의 마음 공간이 되어 주는 이 곳이 지금 이 순간 참 고맙다. 쓰다 만 편지를 책상 서랍 속에 넣어 둔 것처럼 브런치 서랍 속에 남겨진 글을 다시 꺼내 쓰는 지금이 참 좋다. 그간의 마음 앓이를 보상이라고 받듯 내게 선물같은 하루가 지금 이어지고 있다.

그냥 모든게 선물이고픈 오늘, 기분 좋은 사람과 점심을 먹고 좋아하는 갤러리 까페 테라스에서 바람결에 살랑이는 나뭇가지에 내 마음이 웃고 있다. 유난히 햇살이 눈부신 오늘. 덥지도 춥지도 않은 맑음이 "선물이야~" 말하며 손 내미는 것만 같다. '아..좋다..'

창가의 햇살을 받아 붉은 빛이 반짝이는 이름 모를 꽃에 시선이 멈추고 또 한번 내 마음이 웃는다.

그래.

흐르는대로,,마음가는대로,,움직이는대로,,보이는대로,,그냥 그렇게 놔두면 되는 거였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의 얽힘으로 마음이 뒤엉켜 그간 마음이 참 힘든 시간을 보냈다. 마음 추스를 길 없어 훌적 떠나보기도 하고 취해도 보고 외로움에 가둬 보기도 했다. 억지로 무언가 답을 내려 하니 생각과 생각이 실타래처럼 꼬여  더 미궁으로 빠져드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가만히 내버려 둬야 한다는 것을,, 마음이 하는대로 가만히 지켜봐야 한다는 것을 아프고야 알게 되었다.  사람은 가까울수록 친밀할수록 실수를 하게 되고 그로인해 실망을 하게 된다. 나는 이 과정을 통해 알게됐다. 실망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마음을 쓰라리게 하는지..얼마나 무서운 감정인지..

하지만 이젠 안다. 이해할 수 없어도 온전히 사랑할 수는 있는 그 마음이 무엇인지..



아,,잘 했다. 사랑하길 잘 했다.



미운 마음들은 사랑의 마음을 넘을 수 없다. 사랑하기 위해 아파도 도려내야 하는 것이 맞았다. 내 마음은 미운 마음들을 참아내지 못하니까.. 사랑해야 살 수 있는 사람이니까..그래서 미운 마음들이 다시 사랑으로 품어지나보다. 사랑은 그런거다. 그냥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거..

갤러리 까페에 들를때면 꼭 보는 공연,전시 소식들..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설레이는 매거진이다. 내가 좋아하는 서울아트가이드와 아트숲의 마당 깊은 집. 구성과 디자인이 맘에 들어 즐겨 본다. 오늘은 햇살이 좋아 야외 테라스에서 읽으려는데  엇,, 까페 매니저님께서 두 권을 다 선물로 주셨다. 으.. 감동..입니다..

선물같은 오늘에 선물이 되어준 마음이 고맙습니다.

나는 또 느껴요. 누군가에게 선물이 될 수 있는 마음들이 마음과 마음에 폭신하고 달콤한 솜사탕 하나씩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을요..

나도 그렇게 누군가에게 선물이 되겠습니다.

나도 그렇게 누군가에게 사랑이 되겠습니다.



-5월의 어느 짙은 푸르름 가득한 날의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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