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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 명희 Apr 11. 2022

보건사업 현재 우선순위는 아픈사람 치료가 아닙니다

PIDA Cambodia 시민교류_ KOFIH와 바탐방도보건국

개발협력에서 '다양성'을 인정한다는 것은 뭘까?


사람이 귀하다고 할 때, 무엇을 떠울리는가? 다른 사람에 아픔에 공감하는 것, 그 사람의 실수를 내가 한 실수처럼 너그럽게 생각하는 것, 나와 같은 존재로 인식하고 다른 사람의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들이 채워지지 못 할경우 어떠한 보상을 바람없이 도와주려고 하는 것, 이 모든 것들이 사람의 귀히 여기는 활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바탕에는 그 사람이 나와 같은 사람이라는 인식뿐 만 아니라, 여기에는 나와 다른 욕구, 다른 생각,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일 수 있다는 사실의 받아들임이 먼저 필요하다. 캄보디아 바탐방에서 의료보건사업을 하고 있는 KOFIH의 김상균 소장의 이야기를 들으며, 개인 대 개인이 아닌 개발협력사업에서 '다양성'을 인정한다는 것의 실제를 그릴 수 있게 되었다.  다양성을 인정한다는 것은 각자의 고유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다른 존재의 고유함을 불편함이 아닌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들일때, 우리는 다양성을 존중한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그냥 안다고 생각했던 '다양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버릴 것 없는 김상균 소장과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 본다. 

KOFIH 캄보디아, 김상균 소장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치료, 약 보다 중요한 것은 병에 안걸리는 것"


김상균 KOFIH 캄보디아사무소장은 한국에서 의사가 된 후, 1996년부터 줄곧 개발도상국에서 보건의료사업 을 해온 베테랑이다. 보건의료분야 선교사로 몽골, 이집트, 중국 운남 등지에서 내과의 역할을 해오다 2014년에 캄보디에 처음와서 바탐방에 통합 모자보건사업을 이끌기 시작했다. 그동안 보건의료가 취약한 다양한 지역에서 활동해 오면서, 개도국 현실에서는 치료만으로는 보건사업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아픈 사람들을 일일이 찾아가 치료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병이 난 뒤 쓸 약과 치료 보다 병이 나기 전 예방가능질환의 발병과 치료 비용을 낮추는 것이 최선이었다이다. 비슷한 생활패턴을 가진 사람들이 비슷한 질병이 있기가 쉬운데, 이 경우에는 치료보다는 예방법의 확산이 중요하다. 김소장은 사업경험을 통해 제대로 된 예방법을 알고 주민들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먹는 것을 개선하는 것이 진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김소장은 의사로서 후회할 수 있을 지 몰라도, 본인이 임상치료를 하는 것을 포기하고 예방을 위한 조율자로서 보건의료 활동하겠다는 결심이 생겼고,  사후 치료보다는 예방을 중심으로 보건 사업을 꾸려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수술 잘하면 '명의'라고 하지, 그병이 안걸리게 예방하는 사람은 의사로도 보지 않죠."


예방 사업은 장기적으로 진행되어야 하고, 주민들 스스로의 인식 변화가 필요헀다. 그러한 측면해서 보건의료사업은 해당 국가 국민의 인식과 행동변화가 있을 수 있도록 정부 보건 시스템을 바꾸는 촉매제가 될 필요가 있다. '예방'은 티 안나는 작업이지만 사람들의 건강 향상을 위해 선구적인 역할이다. 진료봉사나, 특정질환을 퇴치하는 활동도 필요하지만 예방을 하려면 캄보디아의 보건의료학이 발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했다. 이를 위해서는 개발협력 참여국가로서 우리가 돕고 싶은 지원을 정해서 하는 것 보다, 캄보디아 보건부의 계획을 들어보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자원을 지원해 줄 필요가 있었다.  


캄보디아가 필요하다고 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은
캄보디아를 동등한 파트너로 신뢰해야 가능 한일."


김소장은 근본적으로는 지금 이곳의 사업 파트너(정부)를 동반자로 생각하지 않으면 사업이 이러한 원칙으로 진행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는 관계와 받는 관계에 따라 상하가 정해지는 것에서 벗어나, 동등한 사업파트너로 해당지역의 사람들을 위해 일한다는 것에는, 활동가 개인뿐 만 아니라, 조직의 이해와 그 자금을 지원하는 재원 조달자인 KOFIH와 그 돈의 출처인 국민의 이해가 필요하다. 김상균 소장은 동등한 사업 파트너로서 상호 합의한 주요기본선(baseline) 데이터를 갖고 이야기할 필요가 있으며, 최소 1-2년의 사업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피력하였다. 해당 국가의 관련 전략 및 실무진행 논의가 필요하며, 필요시 양국이 같이 공동조사를 통한 주민 인식 및 보건 필요를 파악하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KOFIH의 캄보디아 사업의 경우를 보면, 캄보디아 정부에게 보건 사업이 들어가기를 원하는 곳을 물었고, 캄보디아 보건부는 정치적, 사회 경제적, 그리고 보건의료사업의 필요가 높은 곳으로  바탐방을 추천했다. 현재 캄보디아에서 한국 보건ODA는 보건체계 강화와 비전염병사업을 중심으로 진행하도록 중앙정부와 역할을 설정한 상태이다. 이 역할 안에서 KOFIH는 모자보건에 대한 효과를 내도록 설계하는 데 바탐방 도보건국과 합의점을 찾았다. 지역조사의 결과에 따라 공동의 합의된 목표에 따른 기초선을 조사하고, 이때 부터는 KOFIH 사업의 파트너인 바탐방 도(province)보건국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였다. 무엇보다 자국민을 위해 일하는 도보건국에서 다른 보건 협력 기관들과도 사업을 조율하고, 가장 필요한 우선순위로 요청할 것이라는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사업 전략과 방향이 우선이 아닌, 수원국 정부의 보건전략과 방향이 먼저 존중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로 캄보디아 정부 및 바탐방도보건국의 니즈에 맞춰 사업을 진행하느라, KOFIH가 하는 사업은 매년 사업이 약간씩 조율되어 사업이 중구난방으로 보이는 경향이 있고 성과지표도 하나를 집중해서 가시적 효과를 내기 어렵지만, 도보건국에서는 합의된 목표 달성을 위해 빈 곳을 채워주는 기관이 KOFIH가 된다고 이야기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 싶기도 했고, 캄보디아에서도 그렇게 느낄까 의문이 들었다. 이후, 도보건국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KOFIH 역할이 바탐방에 어떠한 의미인지를 다시 들을 수 있었다.



캄보디아 바탐방도 보건국장의 KOFIH 원조사업 피드백


바탐방도 보건국장, Bunreth Lee


"우리(캄보디아)의 보건의료사업 현재 우선 순위는 아픈사람의 치료가 아닙니다"


 김소장과 헤어지고 바탐방도 보건국으로 가, 바탐방 분렛(Bunreth) 도보건국장을 만났다. 바탐방 도보건국 분렛 국장은 우리와 만난 미팅에서 보건의료사업 원조 우선순위가 아픈 사람의 치료가 아니라고 했다. 보건사업의 아픈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면 무엇일까. 그는 보건사업의 기본기를 갖출 수 있는 의료기술/ 의료인 마인드셋/ 의료 경영을 우선순위라고 꼽았다. 이는 한국정부의 지원사항이 도보건국과 합의한 목표, 지속가능한 캄보디아 보건의 향상을 고려한 내용이 도보건국의 사업목표와 일관성이 있어  놀랐다. 도보건국 분렛 국장은 캄보디아 보건인력의 성장에 따른 사업수행의지와 일의 시스템과 문화구축, 주민자체의 주민들의 보건서비스 이용 증가를 위한 인식개선 등이 수반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것들은 외국의 성과내기 위주의 지원으로는 이루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는 보건의료의 발전은 업무체계, 보건의료인력의 지식, 주민의 의식향상, 서비스 마인드, 직원책임감과 만족감을 높이는 것이라고 했다. 캄보디아정부가 스스로 보건의료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치료 행위와 설비가 아닌, 보건의료에 대한 의식변화를 위한 지원이라고 세세하게 짚어주는 도보건국장님의 말에, 또 한 번 나는 내가 생각하고 싶은대로 생각했구나 싶었구나. 했다.


“KOFIH가 작은 규모의 병원시설(예 산모대기실)을 지원한 적 이 있습니다. 뭘 지원해도, 하다 못해 작은 병원 하나를 지원해도 KOFIH는 보이는 곳 만이 아닌 전체를 다 신경 써서 지원한다는 게 KOFIH와 사업할 때마다 느껴집니다. 병원을 많이, 크게 짓는 것 보다 작아도 제대로 깨끗한 건물을 지어주는 것이 우리에게 도움이 됩니다. 제대로 지어진 병원은 작아도 보안설비가 제대로 되어 있어, 여자의사가 밤에도 안전히 근무할 수 있어, 여자의사의 의료업무수행능력이 좋아집니다. 또한, 전에는 작은 병원이라서 위험 할 까봐 출산 안 하다가 그 병원을 보고 출산하기로 결정하는 산모도 생겨납니다. 이렇게 작더라도, 제대로 진행하여 그 혜택을 받는 사람들을 늘려 나가는 것은, 궁극적으로 우리, 바탐방도민이 행복하게 사는 것과 연결됩니다. KOFIH가 우리에게 뭘 도와주는지 전체를 정량적인 수치만으로 보고하면 예산 대비 규모가 너무 작어 보일 것이라는 것을 압니다. KOFIH는 정량적으로 헤아릴 수 없거나 과업은 아니지만 필요한일을 지속적으로 함께 풀어나가려고 해주었고, 이런 성과는 보고서에 다 제대로 나오지 못할 겁니다. 그러나 제가 주민들한테 KOFIH가 했던 사업을 물어보면 느낄 수 있습니다. KOFIH의 좋은 활동은 내 마음에 남아있을 것입니다. KOFIH를 통해서 보는 한국은,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는 것 같습니다. 불편한 것을 정의로운 방식으로 개선하려고 해서, 제가 한국사람이면 KOFIH가 많이 자랑스러울 것 같습니다. 현재는 도움을 받고 있지만, 나중에 캄보디아도 한국을 도와줄 수 있길, 만약 한국은 도와주지 않아도 된다면, 캄보디아도 한국처럼 다른 나라에 좋은 일을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분렛 바탐방도 보건국장

바탐방도 보건국과 PIDA Camboida 팀
KOFIH(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은 2004년도에 보건복지부 재단법인(당시, 국제보건의료발전재단)으로 설립된 기관으로 보건복지부 산하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어있다. KOFIH는 보건의료분야 국제협력 증진과 인도주의 정신을 구현하고자 하며, 개발도상국, 북한, 재외동포 및 외국인 근로자, 해외 재난민에대한 정부차원의 보건의료지원사업과 이종욱(제 6대 WHO 사무총장) 기념사업(이종욱 팰로우쉽) 사업을 수행 중이다. 바탐방 다개년 보건사업은 2011년부터 해오고 있다. 1차사업이 2017년 종료되었으여 900만불 (약 105억원)이 모자보건과 기초의료 활동에 쓰여졌다. 현재는 해당 보건사업을 바탐방 주변지역까지 넓히고, 바탐방 보건의료체계를 함께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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