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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나라 사기 대처법

빠른 시일 내에 경찰에 신고하라

오늘따라 feel받아서 글을 막 쓰는데, 사실 7월달에 중고나라 어플 사기로 엄청 고생했다.


책 좀 싸게 사겠다고 10만원 문화상품권을 8만8천원에 거래했는데 상대방이 잠수를 탔다. 알려준 번호도 거짓이였다. (개xx..)


공부가 안돼서 울기만 했다. 일 때문에도 힘든데, 이런일까지 겪어야되냐고 한탄했다. 결국 그날 공부는 다 망쳤다.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경찰에 신고하는 것 뿐이였다. 신고는 빨리 하면 할수록 좋다. (소액이라고 방치하지 말고 반드시 신고하자!)


사이버수사대 홈페이지에 육하원칙에 입각하여 민원을 남기니 평일에 와서 소장을 작성하라고 연락이 왔다.


회사 점심시간을 틈타 택시를 타고 부랴부랴 사이버수사대로 방향을 틀었다.


우선 내 신상과 상대방의 신상(핸드폰 번호, 계좌번호, 계좌번호에 적힌 이름, 중고나라 닉네임 등)을 적었다. 상대방 신상은 많이 알면 알수록 수사에 유리하다고 한다. 그 후, 인터넷으로 남긴 민원 내용을 종이에 옮겨적었다.


상대방에게 돈을 보낸 내역을 캡쳐하여 프린트한 것과, 나에게 사기를 치고 나서도 거래를 하려 했던 정황을 캡쳐해 프린트한 것도 제출했다. 민원 내용에 ‘저에게 사기를 치고 나서도 거래글을 계속 올려 죄질이 더 크니 엄벌에 처해달라’고 추가하여 적었다. 신분증도 제출해야 한다.


돈을 돌려받을 수 있냐고 수사관님께 물었다. 그분은 ‘범인이 잡히는 건 80-90프로 확률인데, 보통 돈을 받으면 즉각 쓰기 때문에 돈을 회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심히 좌절스러웠다.


마지막으로 종이 한장 한장마다 지장을 찍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그 후로 시간날때마다 중고나라 사기를 검색해서 블로그를 들락날락거렸다.


한달쯤 지났을까, ㅇㅇ경찰서에 사건이 이관되었다고 편지가 날아왔다.


그러다가 사기당했다는 사실도 잊혀질쯤에, ㅇㅇ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


[Web발신]
귀하가 신고한 피의자 000을 검거하여 조사하니 그 혐의 인정되어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곧 검찰에 송치 예정이며, 피의자는 피해변제를 해주겠다며 자신의 연락처 010-0000-0000를 피해자들에게 알려주기를 부탁해오므로 이를 알리니 참고바랍니다.
-0000경찰서 사이버팀 경위 000


마음 같아서는 합의금을 받고 싶었는데, 내 심적 피해를 적자면 지구 한바퀴를 도는데, 범인이랑 카톡을 해보니 전혀 그런 능력이 없는 자였다. 나 말고도 피해자가 많아보였다.


결론은 그냥 원금만 받았다. 그것도 일주일 뒤에 준다 해놓고 2주 뒤에 주더라.


검색해보니 어떤 한의대생은 민사소송 과정까지 적어놨다. 그분은 ‘원금이라도 받았다면 절대로 여기까지 안 왔다.’고 말했다. 그 내용을 보고 난 이것만으로도 감사히 생각하자고 스스로를 합리화했다.


너무나 끔찍했고, 그 후로 다시는 중고나라에서 문화상품권을 검색하지 않았다. 차라리 알라딘 중고서적에서 현물을 사지..


결론: 입금을 했는데 상대방이 잠수탔다면 사기당한거니 하루라도 빨리 사이버수사대로 가자. 소액이라도 참지말자. 사이버수사대 사이트에 민원을 넣어도 경찰서 방문은 반드시 해야한다. (거기다 사이버수사대는 상근직이다. 평일에 시간 맞춰서 가야한다. 직장인이 이래서 괴롭다.) 신고할때는 입금내역 캡쳐본, 상대방 신상을 최대한 알아내서 고소장을 작성하고 지장을 찍으면 끝이다. 피해자는 더이상 방문할 필요가 없다. 실시간으로 우편이 날아올것이다. 그리고 돈 받아낼거라는 생각보다는 상대방에게 공권력을 보여준다는 마음으로 해야한다. 물론 그조차도 위협되지 않는 막장쓰레기라면 답이 없지만 그래도 봐주지 않는다는 의의가 있지 않은가! 난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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