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여자
장진석
처음부터 그렇진 않았겠지요
백옥같은 피부는 햇살에 그늘지고
꽃다운 미소는 주름에 묻히고 말았습니다
검은 머리칼은 어느새 백발이 되고
흘러내린 비녀는 서랍에 고이 잠들었습니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는 그렇진 않았겠지요
칼 같던 치아는 틀니에 자리 내주고
우렁찬 목소리는 힘없이 수그러들고 말았습니다
청춘의 푸른 꿈은 어느새 자식 걱정이 되고
든실한 두 다리는 네 발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엄마가 되었고, 엄마가 되고, 엄마로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