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깨끗한 길거리가 될 수 있을까?
퇴근길에 강남역을 지나다보면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들로 눈살을 찌푸릴 때가 종종 있습니다. 쓰레기통이 설치되어 있지만, 그마저도 밤이 되면 넘쳐나게 됩니다. 내 일이 아니기에 관심을 갖기가 쉽지는 않는 문제인데요. 누구나 지나치는 거리의 쓰레기 문제를 비즈니스 아이템으로 삼은 벤처 기업이 있습니다.
대학생이었던, 이큐브랩의 권순범 대표는 신촌의 밤거리에 쓰레기통이 넘치는 모습을 매일 보면서 해결책을 고심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을 개발했습니다. 쓰레기가 어느 정도 차면 센서로 인식하여 태양광으로 충전한 에너지를 사용해서 쓰레기를 압축합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쓰레기통의 용량과 비교해 최대 8배의 쓰레기를 저장할 수 있다고 합니다. 부족한 거리 공간과 에너지 문제를 태양광 압축으로 해결했네요. 태양광 자체수명은 반영구적이며 배터리는 약 3년 주기로 갈아주면 된다고 합니다.
또한, 쓰레기통의 용량이 꽉 차면 쓰레기통 고유의 ID에 담긴 정보를 자동적으로 전송하여 청소부에게 알려줍니다. 거리의 쓰레기통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으니 보다 효율적으로 쓰레기를 관리할 수 있게 된 거죠.
현재 태양광압축 쓰레기통은 서울대, 연대, 고대, 동국대 등에 70여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지역이 넓고 인건비가 비싼 호주, 중동, 남미, 일본, 유럽 등의 해외에서 특히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기술적으로 소외되었던 쓰레기 산업 시장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가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 사례로 볼 수 있겠습니다. 태양열 에너지를 그대로 사라지게 하지 않고 그 작용이 지속되게하는 원리가 적용된것입니다. 트리즈의 발명원리중 유익한 작용 지속의 관점에서 볼 수 있었던 발상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쓰레기통이 있더라도 사람들이 그곳이 아닌 길거리에 마구 쓰레기를 버린다면 어떨까요? 여전히 거리의 쓰레기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겁니다. 특히, 여름 휴가철 바닷가나 대형 공연장, 야구 경기장 등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은 쓰레기로 몸살을 앓기 쉽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쓰레기를 수거하게 해주는 창의적 아이디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인도의 '와이파이 빈(Wifi Bin)'이라는 이색 쓰레기통 입니다.
인도의 스타트업 기업 '씽크스트림(ThinkScream)'은 최근 유튜브에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사람들이 '와이파이 빈(Wifi Bin)'에 쓰레기를 넣으면 15분간 와이파이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네요. 단, 사용자가 쓰레기통에서 15야드(약 13.7M) 거리 이내에 있어야 합니다. 이미 와이파이 빈은 뭄바이(Mumbai)와 같은 대도시의 대형 콘서트나 축제장에 설치되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와이파이 빈 한 대의 설치비용은 1,500달러(약 180만원)이라고 하네요.
무선 인터넷 와이파이를 미끼로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어 사회의 문제를 해결한 창의적 아이디어입니다. 이 두 아이디어 덕분에 길거리는 깨끗해지고 청소부들의 고생도 덜 수 있게 되었네요.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새롭게 태어난 두 가지의 쓰레기통을 살펴봤는데요. 이처럼 사람들의 수고를 줄여줄 창의적 아이디어로 힘들고 어려운 일도 저절로 쉽게 해결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창의적 아이디어 발상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좀 더 편리하게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아닐까요? 시스템과 새로운 기술을 결합하고 기존의 것을 잘 활용하면 사람들의 수고를 줄여도 저절로 되게 할 수 있음을 믿을 때 창조적 발상이 시작됩니다. 작지만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삶의 방식을 바꿀 수 있습니다. 매일 접하는 일상의 사소한 문제들에 주목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