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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진 Apr 25. 2017

서점의 목소리

출판물 리뷰 _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을 인터뷰: "-", 브로드컬리

소심한 책방에서 다시 본 이 책, 구입은 라이킷에서.


  제주에 와서 처음 들린 책방에서 처음 산 책이다.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을 인터뷰: 
"솔직히 책이 정말 팔릴 거라 생각했나?"

딱 내눈에 잘 띄었다. 라이킷에 들어갔을 때 나는 향기에 좋은 인상을 받고 일하는 곳 근처에 이런 동네 서점이 있다는 것에 반가움이 들때, 이 인터뷰 잡지를 봤다. 그 때 나도 서점을 차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규모 출판물을 다루는 서점을 처음 가보는 것도 아니었는데, 익숙하지 않은 제주에서 처음 가본 서점의 느낌이 내게 안정감을 주었나 보다.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알아봐야 직성이 풀리는 편이다. 그게 오래 가지 않는 게 문제지만, 이번엔 꽤 오래갈 듯하다. 

  

  주변에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은 없고, 서점 주인에게 자연스럽게 물어볼 용기도 쉽게 나지 않는다. 

  

  '저도 이런 책방을 차리고 싶은데 어때요? 사람들이 책은 많이 사가나요?'

뭐 이런 조금 무례하지만, 그래도 궁금한 것들. 원래는 무슨 일을 하다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나도 어떻게 초기 자금을 모아서 어떻게든 시작해볼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생길 것만 같다. 이런 질문을 대신해준 용기 있는 책이다. 우선 구성이 마음에 든다. '3년 이하'의 이제 막 시작한 서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점이 말이다. 또 거의 소규모 출판사의 출판물과 개인이 제작한 출판물을 주로 다루는 서점들이다. 딱 내가 이야기해보고 싶은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다뤘다. 

  이들의 인터뷰를 보며 받은 느낌은 잡지 인터뷰 특유의 표정을 알 수 없는 시니컬한 말투 때문인지, 다들 비판적인 질문에 더 냉소적으로 답변한 듯 해 보였다. 역시 직접 물어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한 가지 용기를 얻은 건, 서점의 전망에 대한 답변이다. 내가 서점의 전망을 막연히 안 좋게 바라봤던 시각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었다.  

  아직은 서점이 많이 부족하다고 한다. 동네 서점이 문 닫았다는 소리만 들었지, 서점이 부족하다는 소리는 처음이다. 

  이 답변을 듣고 서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았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서점은, 책을 판매하는 것과 함께 새로운 문화 가치를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써의 서점이다. 서점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많이 생각해내고 이를 지향해야 함께 공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서점이 좋아서 서울에 갔다. 서울에만 모여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이 책도 우선은 서울을 한정으로 해놓은 것을 보면 다른 지역은 이런 공간이 서울에 비해서는 부족한 편이 맞다. 내가 사는 지역, 다니는 학교 주변만 해도 거의 없다. 그래서 지금 다니는 학교 주변에 자리를 얻어 서점을 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전에는 여행을 가는 지역이 마음에 들었을 때, 서점을 차리고 싶었다. 하지만 가까운 곳부터 생각하기로 했다.

  또 한가지 새로운 시각은, 그래도 전보다 늘어난 동네 서점들에 경계하기보다 더 많아져야한다고 목소리를 내는 서점 주인들의 모습이다. 늘어나는 프랜차이즈 상점들을 보면 '이제는 또 저게 유행인가?'라는 생각부터 든다. 그리고 언제 거품이 빠질지, 예측해보며 그래도 계속 잘 되길 바란다. 잘 되다가도 대형 기업이 비슷한 상품의 브랜드를 차리면 중소 브랜드들은 어느새 자리를 감춘다. 그게 아니면 고고한 언론에서 트집을 잡을 거라는 부정적인 생각부터 든다. 이런 현상을 보고 있으면 무언가 해보기도 전에 겁이 난다. 그런데 서점은, 없는 수준에 가까워 더 많이 생기길 바란다니. 경제적인 이유때문에 서점의 수가 적다는 것은 안타깝지만 우선 과포화 상태가 아닌 것에 감사한다. 적어도 건널목에 비슷한 상점이 있는 불상사는 막을 수 있으니까. 또 내 개성을 살린 서점이라면 옆집 건너 다른 곳이 있어도 괜찮다. 그곳에서 사고 싶은 책과 내 서점에서 사고 싶은 책은 또 다를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부디 전국 다양한 지역의 3년 이하 서점들을 인터뷰한 시리즈가 나왔으면 한다. 그리고 그 곳에 내 서점도 목소리를 낼 날이 오기를 바란다.

 


현실과 생존에 집중했다. 
특정한 라이프 스타일에 관한 일종의 판타지를 제공하는 것이 잡지라는 매체의 역할이라면 불성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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