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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찐 병아리 May 29. 2016

가면놀이

가면 뒤 외로움

가면(假面) : 속뜻을 감추고 겉으로 거짓을 꾸미는 의뭉스러운 얼굴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가면.. 가짜 얼굴.. 가지고 계신가요?

좋게 말해서 이미지 관리.

필요하죠. 요즘 같은 세상에 나 자신을 어떻게 솔직하게 다 보여주며 살 수 있나요.

가면이 필요하긴 하죠.


대부분 사람들은 첫인상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첫인상이 좋아야 계속 만나고 싶은 생각도 드니까요.

그래서 요즘처럼 자기 PR, 이미지 관리를 하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시대는

그야말로 가면들이 넘쳐나는 시대라고 할 수 있죠.


그렇다면 그대들은 가면 속에서 행복하십니까?


주변에서 저에게 미련 곰탱이라는 소리를 종종합니다.

얼굴에 속 마음이 다 읽히는 미련 곰탱이라고요.

가면을 사다 줘도 아마 답답해서 하루 만에 벗어버릴 성격이죠.


가면 없이 살다 보니 딱 두 가지 인간관계로 나뉘더군요.

내 솔직한 모습을 더 사랑해주는 사람.

내 솔직한 모습을 이용하는 사람.


사람에게 배신도 당하고 상처받고 울기도 많이 울었죠.

술자리나 모임에서 그리고 회사에서 저처럼 미련 곰탱이를 이용해 가면놀이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뒤에선 별의별 호박씨를 다 까고 있으면서 앞에서 내숭이란 내숭은 다 떠는 내숭쟁이들.

쥐뿔도 없으면서 앞에선 있는 척 다 가진 척 척척척 박사들.

우아한 척 고상한 척 다른 사람들 얕잡아 보는 사모님 코스프레들.

앞에선 친절한 금자씨 뒤에선 뒷담화 금자씨

 

그 가면들 속에서 그대들은 행복하십니까?


문득 속상해집니다.

순수했던 시절이 그립고 사람을 믿었다가 사람에게 상처받는 일도 지겹고 외롭습니다.

따뜻함이 그립습니다.

토닥토닥 따뜻함이요.

그냥 다 믿고 솔직하게 살아가면 안 될까요..

제게도 가면이 생긴다면, 가면 속에서 행복할 수 있을까요?


"다 보여주면 얕잡아 본다."라는 책 글귀를 보고

하루 종일 가면놀이를 하는 사람들 덕분에 눈물 나던 어느 날 쓴 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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