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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나다

by 온정선

보고 싶었다는 말도

좋아한다는 말도

동공확장 없이

영혼 울림 없이

그렇게

단 한 번도 와닿지 않았던 건

내가 문제였을까

네가 문제인 걸까

사랑까진 아니더라도,

평생을 함께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는

영혼의 마주침이 있어야 하지 않나

어떤 울림 같은 것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어지지 않는 이유는

좋은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인 걸까

어쩌면

혼자가 되리라는

불안감

그리고 타자의 욕망에 대한

의무감 때문일까

우린 일 년 넘게

함께였지만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단 한 번도

서로의 영혼의 방에

문을

두드린 적 없었다

... 똑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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