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부부 생활
결혼하고 우리 부부는 서로 너무 안맞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결혼전에 남편이 한 말이 어느 정도는 빈말이었고, 남편과 내가 다른 사람이라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경제적인 개념이 달라고, 취향이 달랐다.
관심있는 분야가 달라고, 식습관이 달랐다.
하나부터 열까지 맞는게 하나도 없는데, 연애 때는 왜 몰랐을까.
서로에게 맞추려고 부단히 노력한 결과가 아니었을까...
결혼 1년 반 만에 남편은 처음 상담을 받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의 부정적인 말에 내가 너무 많이 자극을 받는다는 걸 알았고, 남편은 내 괴로움을 덜어주고 싶었다.
나는 생각이 많은 사람이었다. 물론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을 포함해서 말이다.
하지만 남편은 순간이 괜찮으면 모든게 괜찮은 사람이었다.
동네의 심리상담센터는 대략 7만원~10만원 정도 였다.
6개월 정도 상담을 지속했다.
나도 남편의 상담 선생님께 대략 5번 정도 상담을 받았는데, 나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거 같았다.
선생님은 어떤 경우에도 "욕"을 하면 안된다고 나에게 강조했고,
남편 분은 좋은 사람이라는 걸 나한테 강조하려는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되면 남편은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타인의 지지까지 얻게되니, 갈등이 해결될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부부 상담을 받았다.
꽤 비쌌다. 200만원이 넘는 돈을 부부 상담 비용으로 지불했다.
부부 상담과 개별 상담을 번갈아가면서 했는데, 부부 상담은 확실히 달랐다.
상담이 진행되는 6개월 동안은 확실히 남편이 자신의 행동을 일주일마다 점검받으니 노력이 보였다.
하지만 6월 동안의 부부상담이 종료되고, 남편은 곧 예전과 같아졌다.
그리고 우울증에 재발된 작년 11월.
내가 수면유도제 3봉지를 연거푸 먹고 집에서 잠못들어 괴로워하고 있는데,
싸우기 싫어 집에서 나가달라고 했던 남편이 몇번이고 집에 들어와서 물건을 챙겨 나갔는데.
(차에서 지내면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아이패드 따위나 침낭들이었다.)
마지막으로 들어와서 하는 말이 "너는 따뜻한 집에서 편하게 좋겠다."는 거였다.
나는 지옥에 앉은 느낌으로 괴로워하고 있는데, 좋겠다니.
그렇다면 내가 나가겠다고 말하고 외투마 걸치고 차키를 뺏아들고 지하주차장으로 갔다.
남편은 내가 운전을 할 줄 알고 따라와서 말리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경찰에 신고를 요청했다.
경찰에 뜻하지 않게, 음주를 한 아내가 운전을 하려는 걸 남편이 말리고 있다고 신고가 되었다.
그 이후, 가정폭력상담센터라는 곳에서 남편에게 전화가 와서 남편은 이제 그 곳에 상담을 다닌다.
남편의 개인 상담은 개인의 이야기를 듣고 상담을 진행하는 것이니.
내가 신경쓰면 안되지 싶다가도...
남편이 앞뒤 다 빼고 본인에게 유리한 이야기만 해서 진행되는 상담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여튼 난 이제 상담을 더 이상 받을 생각이 없다.
자기성찰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담은 크게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