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왜 사람은 남의 눈을 의식할까?

by 최용윤

얼마 전, 전에 다니던 회사 후배를 집 앞에서 우연히 만났다. 예전에는 상사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 삶의 일부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은 나에게 관심조차 없다고 했다. 몸은 편해졌지만, 마음 한켠은 여전히 허전하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나도 한때 그랬다.
새벽 4시에 출근해 밤 10시에 집에 돌아오기를 반복하며, 직장에서의 인정이 내 삶의 전부인 것처럼 살았다.
내 능력을 개발한다는 명목보다, 누군가의 시선을 만족시키기 위해 몸과 마음을 혹사시켰던 시절이었다. 가족과 건강은 뒷전이었다.
그때는 알지 못했다. 인정이라는 허상에 매달리는 삶이 얼마나 지치고 외로운지.


지금 나는 그 회사를 떠났다. 그리고 이제는 코치로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방식으로 하루를 설계한다.
직장은 더 이상 내 삶의 중심이 아니라, 지나가는 정거장일 뿐이다. 나를 위해, 나의 성장을 위해 일을 해야 한다. 누가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내 마음이 힘들지 않은 방식으로 살아야 한다.


심리학자 아브라함 매슬로우는 ‘존경의 욕구’가 타인의 인정과 존중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부의 시선에만 기대면, 자아실현이라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어렵다.
또한, 자기결정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은 인간이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이라는 세 가지 기본 심리적 욕구를 충족시킬 때 진정한 만족과 동기를 느낀다고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외부가 아니라 나 자신에게 충실한 삶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첫째, 내적 동기를 기준으로 목표를 세우고 하루를 설계한다. 스스로 의미 있다고 느끼는 일을 중심으로 움직이면, 외부 평가에 흔들리지 않는다.


둘째, 작은 성취를 스스로 인정한다. 일일 목표를 달성했을 때, 스스로에게 칭찬을 건네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충분히 채워진다.


셋째, 균형 있는 삶을 유지한다. 가족, 건강, 여가를 의도적으로 챙길 때, 직장에서의 인정 여부와 상관없이 마음은 안정된다.


인정받기 위해 살던 나날은 결국 마음 깊은 곳에 허기를 남겼다.

그러나 스스로를 위해, 나를 위해 살아가는 삶은 지치지 않고, 조용히 마음 한켠을 따뜻하게 채운다.


오늘도 나는 묵묵히 길을 걷는다. 남의 시선은 멀리, 오직 나 자신에게만 눈을 둔다.


그리고 문득, 옛 나를 떠올린다. 피곤했고, 초조했고, 허기졌던 나.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인정은 이제 혼자서도 충분하다.”

keyword
이전 03화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