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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uwriting Nov 04. 2024

12. 영어? 일단 좌절 좀 하고

제 인생, 제가 알아서 잘 살아볼게요~


"왜 굳이 지금 영어를 배워?"
"어디다 써먹는다고? 그 나이에 쉬엄쉬엄 놀면서 사는 거지..."

"음,... 제 인생에 제가 알아서 잘 써먹어 볼게요."






# 제 인생은 제가 알아서 잘 살아볼게요



음, 그렇게 쉬엄쉬엄 살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십 년 이십 년 혹은 그 이상 남은 삶을 이어가는 동안이라도 또 그때 할 걸... 이런 후회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을 때 해 보고 싶고 인생의 다양한 방향을 열어놓고 싶은 욕구가 커서 그렇습니다. 궁금증이 큰 것도 한 몫하지만, 사실 저는 욕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 욕심을 한 번도 꺼내 놓고 지내지 못했을 뿐이란 것을 나이 오십이 넘어서야 알았다는 것뿐입니다. 그동안은 개인적인 미래나 꿈을 내려놓고(왜 그렇게 분리를 해서 생각했는지 의문이 들긴 하지만) 가족이 모든 생각과 판단의 우선순위였으므로 지금에서야 잊었던 것을 하나씩 꺼내보는 중입니다. 영어도 그중 하나일 뿐입니다. 사실 영어는 필요성은 알지만, 절실하게 매일 사용해야 하는 것도 아니었고 엄두가 나질 않아서 늘 뒷전에 밀려 있었습니다. 그나마 예전보다 쉽게 접근할 방법들이 많아져서 시도할 수 있었습니다. 지루하게 무작정 학원을 가야만 했다면 또 미뤄졌을지도 모릅니다.



왜? 라고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은, 남들이 뭘 왜 하는지 궁금해하지 말고 스스로 하고 싶은 걸 해보면 최소한 같은 생각 같은 감정은 아니더라도 자신이 원했던 것을 해 봄으로써 스스로에 대해 느끼는 게 분명히 있다는 걸 장담합니다.



실제로 예전에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데이터 분석을 배우려다가 배운 걸 익혀서 써먹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세상이 급격하게 변해서 아예 써먹지도 못할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에 배우는 것을 그냥 포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데이터의 중요성은 오히려 더 민감도가 높아지고 있고 나중에 그렇게 후회를 했었습니다. 그 경험은 결국 무엇이던 할 수 있을 때 해볼 만할 때 하자는 것으로 생각을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 망설임을 줄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그때 할 걸...  그게 무슨 말인가요?



궁금하면 찾아보고 하고 싶으면 하면 됩니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아 그때 그걸 해 볼 걸, 그런 말은 되도록 안 하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사실 조금만 냉정하고 솔직하게 생각해 보면, 게으르고 다른 핑계를 대고 살아서 못한 것일 뿐, 기회가 없어서 그런 건 아닙니다. 절실하지 않아서, 그냥 귀찮아서, 나중에 하지 뭐, 남들도 안 하니까... 등등 갖은 구실을 대면서 '안 해서' 못한 것뿐입니다. 몰두해서 힘겹게 쌓은 노력(그 안에서 얼마나 많은 성취와 실패가 반복되었는지)은 보지 않다가 남들이 이룬 성취에만 같이 취해서 부러워하는 시간, 그런 건 ‘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의미가 없습니다. 그것을 '실제 행해서 이룬 사람'에게만 의미가 있고 중요할 뿐입니다.



내가 지금 왜 무엇 때문에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는지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것이 곧 내 삶을 만들어 내니까요. 남들보다 시간이 두배로 남아서 그런 것도 아니고 남들보다 경제적 여유가 있어서 그런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남들보다 시간을 더 쪼개서 사용하고 지출의 우선순위를 달리해서 사용할 뿐입니다. 잠을 줄여서, 먹을 시간을 줄이면서, 삶을 조각조각 다듬고 만들어 가는 중입니다. 꼭꼭 숨어있던 보석을 찾을지도 모릅니다.




이제서야, 문장의 길이에 숨 막히던... 시간이 조금씩 지나가고 있습니다. 듣는 순간의 하얘지던 머릿속에 의미가 들어서기 시작합니다. 짧은 문장을 정확히 만드는 연습, 아무리 간단한 문장도 누적된 연습이 없으면 뇌 속에서 익혀지지 않으면 입으로 아무리 외워도 금방 잊힙니다. 짧은 문장들의 연결은 긴 문장이 됩니다. 아무리 복잡한 문장도 단순한 의미 문장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복잡한 문장으로 발전합니다. 영어식 사고방식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도 생각이 듭니다. 가장 좋은 건 한국어를 먼저 만들어서 영어로 바꾸지 않는다는 것, 되도록 들리고 보이는 영어 그대로를 습득하려고 애쓰는 중입니다. 뒤에서부터 해석하며 의미를 찾던 습관은 사라졌습니다. 습관을 바꾸고 나니 오히려 문장에 대한 이해가 더 수월해졌습니다. 앞에서부터 의미를 하나씩 만들어가는 걸 연습 중입니다.






짬짬이 시간을 내서 런던쌤의 추천 북으로 <When Stars are Scattered>를 완독 했습니다. 소리 내어 읽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고 그림과 함께 되어 있어서 저처럼 시작 단계인 분들은 비슷하게 좋은 완독 경험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러는 모르는 단어가 나오긴 했지만 굳이 찾아보지는 않았습니다. 문맥 안에서 유추하며 읽었습니다. 난민촌의 사정과 그 안에서 꿈을 포기하지 않은 오마르의 슬프고도 감동적인 성장 이야기였습니다. 오마르의 슬픔과 의지, 희망을 다시 몇 번 반복해서 읽을 예정이고 익숙해지면 <노인과 바다> 원서 완독을 꼭 시도하려고 합니다. 오래전 번역서를 읽었던 것이라 실제로는 느낌이 많이 다를 것 같습니다. 원서를 먼저 사서 대기 타는 중입니다. AS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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