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이군의 맥주노트 #1
여행은 항상 즐거운 것이다. 그곳에 맥주가 있다면 더욱.
이번 강릉행은 특별했다. 목적이 특별했기 때문이랄까.
그동안 다녔던 여행은 좋은 풍경과 이미지를 보고 느끼기 위한, 현실 탈출을 위해 떠났던 여행이라면,
이번 강릉행은 단지 맥주가 먹고싶어서였다. (바다도 볼겸)
최근 몇년 사이에 수제맥주에 대한 열풍으로 다양한 브루어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강릉에 있는 버드나무 브루어리도 그 중 하나였다. 여름이니까 바다도 가야겠고 맥주도 먹어야했기에, 첫번째 지방 브루어리 투어의 목적지는 바로 이곳으로 정했다.
고생고생해서 브루어리에 도착했다. 더우니까 물대신 바로 맥주를 시킨다.
메뉴를 펴고 10초만에 결정.
첫잔은 바로 샘플러!!
수제 맥주는 일단 다양하게 먹어봐야한다. 샘플러가 있다면 일단 그것부터 시킨다.
* 미노리 세션
마일드한 귤향이 살짝 난다
부담없이 가볍다!! 이거 괜찮음. 남녀노소 나이불문
좋아 할 수 있는 맥주라고 생각한다.
* 즈므 블랑
바나나향이 난다. 이름대로 블랑의 느낌.
실제 우리가 아는 그 블랑의 느낌을 국내 브루어리에서 볼 수 있어 재미있었다.
이것 역시 모두가 좋아할만한 맥주
* 하슬라 ipa
전형적인 IPA 느낌.
이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IPA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좋아할 듯 보인다. 너무 강하지도 않고
적절한 무게와 향, 맛을 가지고 있다.
*백일홍 레드 에일
씁슬하지만 고소하다.
붉은 색의 맥주로 백일홍이라는 이름과 어울린다.
단 맛 자체는 에일 치고는 그리 진하지는 않다.
비록 가볍지만 무거운걸 싫어하는 나에겐 딱 적당하다 생각한다.
무거운거 좋아하는 분들, 정통 에일 좋아하는 사람에겐 약할듯 생각한다.
(단, 다 먹고 난 뒤 빈잔의 향이 달콤하니 너무 좋았다. 빈잔의 향을 맡는 것을 좋아하는 난 변태인가...)
아, 맥주를 먹을 때 안주는 빼 놓을 수 없다.
피맥, 치맥, 노가리와 맥주 등등.
맥주 역시 어떤 음식과 같이 먹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술이니 말이다.
우리는 피맥을 선택!!
그리고 다음 메뉴를 고르기 위해 메뉴판을 뒤적거렸다.
그리고 발견한 그것!!
그것은 바로 사워 맥주!! 그것도 무려 2개나!!
사워 계열을 워낙 좋아하지만, 은근 먹기가 힘든 맥주이기 때문에
사워가 보이면 일단 시키고 본다.
사워는 무조건 맛있으니까
* 딸기 사워
딸기 처럼 붉은 색
청량감 있고 깔끔한 맛의 사워 맥주!
갈매기 브루어리의 유자고제 못지 않게 맛있었다.
사워 좋아하시는 분들께 반드시 추천!
* 순긋 시트라 사워
굳이 말하자면...
페일에일이 사워해지면 이런맛이랄까?
이것 역시 굉장히 매력있음
(다만 취하니까... 점점 사워한 맛만 입 안에 남게 됨)
* 대굴령 페일에일
페일 에일은 좋아하는 친구님께서 시킨 대굴령 페일에일
전형적인 페일에일의 맛을 잘 구현했다.
역시 페일에일 덕후라면 드셔보시길 권한다.
*서포터
개인적으로 흑맥 계열의 맥주도 너무나 좋아하기 때문에 포터나 스타우트도 반드시 먹는다
서포터는 굉장히 마일드하고 청량감이 크다 (탄산감이 많이 느껴짐)
진흙같은 진한 포터라기 보다는 가볍고 경쾌한 포터라고 생각한다.
쓴 맥콜 같은 느낌 너무 좋다.
** 총평 **
전체적으로 이곳의 모든 맥주가 대중적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브루어리는 무겁고 강한 맥주를 만들어 매니아들에게 짙은 맛을 선사하고,
어떤 브루어리는 가볍고 경쾌한 맥주를 많이 만들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맥주맛을 보여주는데
버드나무 브루어리는 후자에 가깝다.
맥주를 즐기는 분들께는 반드시 추천한다.
개인적으로도 너무 마음에 들었던 브루어리였고, 자주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강릉에 위치해 자주 못 가는 것이 함정.
여행으로 강릉으로 가게된다면 한번쯤 들러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