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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쿠작 Jul 05. 2021

쿠키수저




누군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날 때, 나는 서른 넘어 '쿠키수저'를 물 있었다.



쿠키수저는 친구들이 지어 준 별명이다. 부모 잘 만나서 맛있는 쿠키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뜻이다. 부모님이 제과업 종사자는 아니 단지 엄마가 심심하면 집에서 쿠키를 구웠다.









SNS에 종종 엄마가 만든 홈메이드 쿠키 사진을 올려왔다. 지인들은 당연히 내가 쿠키를 좋아해서 사 먹는 줄 알았다고 한다. 사 먹는 건 쿠키보다는 스낵 타입의 과자나 빵을 사 먹었고, 쿠키는 거의 선물용으로 사는 게 다였다. 그런데 엄마가 집에서 쿠키를 굽기 시작한 후로는 어느날부터 아침식사로 쿠키를 먹는 지경에 이르렀다.



집에서 탄생한 쿠키 사진을 올리면 어디서 샀냐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엄마도 모르는 전국구의 딸들이 우리엄마를 쿠키엄마로 삼았고, 한 번 맛보면 제발 팔아달라는 요청이 이어졌다.



나는 딸들의 목소리를 엄마에게 전해줬다. 이제 나 말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선보이는 건 어떻겠냐고, 계속 장작을 넣는 나에게 엄마가 드디어 마음을 열었다.



“내가 만드는 쿠키도 팔 수 있는 야?”



그래서 평생 주부로 살았던 엄마가 예순 넘어 딸에게 수저 이름 달아 준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삶이 쿠키가, 쿠키가 삶이 된 사연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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