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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슬킴 Oct 30. 2024

글쓰기 강의를 들었다.

회사에서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는 교육이었는데, 그중 선택한 강의가 [7줄로 자기 돌봄 글쓰기 시작하기]였다. 어제 듣고 왔는데 3시간 30분이 모자랄 정도로 강의는 재미있었다. 먼저 연습 삼아 세줄 일기 쓰기를 함께 공유하며 간단한 피드백을 받았다.


먼저 날짜를 쓰고 날씨를 표현한 후에 있었던 사건을 그저 나열하면 된다. 마지막 한 줄에 느낌으로 마무리하는 형식은 쉽고 재미있다.


[2024년 10월 29일 화요일]

날씨:바람 따라 떠나고 싶은 날

(누가/무엇) 이틀 사이에 고구마 두 박스가 도착했다.
(내용/의미) 하나는 친정에서 하나는 시댁에서 보내주셨다. 한 달 내내 고구마만 먹으란 거야?
(생각/감정) 어떻게 처리할지 살짝 짜증이 났지만 감사한 생각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세줄 일기를 작성한 후에 조금 살을 붙여서 확장을 시켜보았다. 확실히 그냥 글을 쓸 때보다는 훨씬 수월했다.


  이틀 사이에 고구마 두 박스가 도착했다. 조금만 보낸다던 엄마말을 이번에도 믿었는데, 커다란 박스를 보고 '역시나'를 외쳤다. 감기몸살에 아파 죽겠는데 고구마는 받았는지 쪄먹어 봤는지 연신 전화를 하신다. 출근길에 전화가 와서 ‘엄마, 쪄먹어 보고 전화할게’하며 후다닥 전화를 끊었다. 퇴근을 하고 집에 도착하니 웬걸 더 커다란 박스가 떡하니 현관문 앞에 자리 잡고 앉아있다.

  이번 박스는 시댁에서 보낸 것이다. 한 달 내내 고구마만 먹으란 거야? 이 많은 고구마를 어떻게 처리하지? 살짝 짜증이 올라왔다. 속도 모르고 아들 녀석은 고구마 맛탕을 해달라고 조른다. 어. 그래. 주말에 해줄게- 적당히 둘러대고 한숨을 돌렸다. 짜증이 가라앉자 이게 무슨 복인가 싶다. 고구마를 직접 기르고 한 상자 가득 보내주실 수 있을 만큼 건강하신 양가 부모님들을 생각하니 참 감사하다. 꼼꼼하게 포장한 박스에 꾹꾹 눌러쓴 주소를 보니 조금 울컥했다. 감사합니다. 부모님, 잘 먹겠습니다.


하루에 하나라도 이렇게 글을 쓰면 좋으련만 먹고살다 보니 그게 참 쉽지가 않다. 그래도 다시! 언제나 또다시 시작한다. 나는 글을 쓰는 게 좋으니까. 재미있으니까!



———————————:)


제가 들었던 강의를 줌에서 만나보실 수 있어요.

재미있는 세 줄 일기 워크샵에 참여해보세요.

https://empowering.tistory.com/m/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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