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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 Jan 17. 2018

싸우면 연락두절되는 그와 만나는 당신에게  

애착 유형과 연애, '그들이 그렇게 연애하는 까닭'을 말하다_ 다알리아



싸우면 연락 두절되는 그와 만나는 당신에게

애착 유형과 연애, '그들이 그렇게 연애하는 까닭'을 말하다_ 다알리아


회피형 애착 유형과 연애로 속이 타들어가는 당신을 위해 씁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남편과 다툰 적이 있어요. 차에서 내리자마자 외출을 감행했죠. 두 시간 후에 집으로 돌아왔으니 저는 '외출'이라 표현하고, 남편은 '가출'이라고 주장했어요. 늘 그렇듯 큰 일로 싸우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그 날은 유독 더 서운 했죠.       


<연애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수요일>에서는 ‘부부, 연인과 잘 다투는 방법 일곱 가지’에서 애착 유형을 다뤘어요.     



성인 애착 유형은 애착 이론을 성인에게 확대, 적용시킨 개념입니다. 어릴적 양육자와 맺은 관계가 성인의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생각해 볼 내용은 애착 유형 중 회피하는 유형입니다. 이들은 두 사람이 함께 풀어야 하는 문제도 혼자 해결하려는 행동을 보일 때가 있고, 필요하다 생각되면 잠수, 가출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궁금하다, "도대체, 왜?"

왜 나가고, 피하고, 조용히 사라지는지    


회피형 애착 유형인 연인과 만나는 상대방은 답답합니다.


메리 아인스워스의 안정애착과 불안정 애착의 (행동) 차이를 보는 실험에서 100명 중 65명은 안정애착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회피형 애착 유형인 아동은 그다음으로 많은 20%에 해당했어요. 안정애착은 엄마가 없을 때는 불안해하거나 울지만, 엄마가 나타나면 금방 안정을 되찾아요. 불안정-불안형은 엄마가 와서 기뻐하기도 하면서 동시에 화를 내기도 하는 양가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합니다. 불안정-회피형은 엄마가 없을 때도 장난감 등을 가지고 잘 놀고 엄마가 다시 돌아와도 반응은 같습니다.    


성인의 경우로 생각해 봅니다. 성인애착의 경우도 비슷하게 볼 수 있어요. "네가 뭘 하든 상관없다. 나는 하던 대로 하겠다"가 회피형의 태도죠. 마음속이 요동을 치고 있든, 아니든 어쨌든요.


회피형의 태도는 다른 애착 유형이 생각할 때 마음을 알 수 없고 의문을 갖게 하는 말과 행동이 많아요. 그런데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아요. 피하는 이유, 종종 거절의 의사로 판단될 수 있는 애매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상대방과 거리를 두기 위해서입니다. 잠수를 타거나 집을 나가는 행동으로 이 거리를 확보한다고 여기는 거죠.


연애 때부터 줄곧 피하는 것을 선택하던 배우자가 결혼 후 크게 다투지 않았음에도 굳이 나가는 이유도 모두 같아요. 문제가 생겼을 때 거리를 둠으로 내 감정을 평소와 다름없이 유지하고, 상대방에게 의지하지 않음을 표현합니다. 회피형은 다른 애착 유형에 비해 감정을 억누르는 것에 익숙해요. 미움, 분노의 감정을 피하기 위해서 나가기도 하고, 상황을 피하는 행동을 선택하는 회피형은 연인에게 의존하는 모습을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들은 자신이 스스로 연애하는 대상에게 의존하지 않는 독립적인 사람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겉으로 보기에는 연애, 인간관계에 의존하려 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애착 유형이 회피형인 사람과 연애를 한다면,

먼저, 상대방이 피할 때는 피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준다.     


불안정 애착인 사람들이 평생 불안형, 회피형으로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다른 가까운 관계들을 통해 안정형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이 희망적입니다. 차차 변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으므로 할 수 있는 만큼은 노력해 볼 만합니다. 별 일 아닌데 잠수 타고, 무슨 일이 생기면 피하려고만 하는 상대방에게 쏟는 감정이 소모적으로 느껴지는 날도 많을 거예요. 그런데, 회피형에게는 지금 닥친 상황에 대해 생각하고 부딪혀보자고 들이미는 것보다 잠시 상황을 피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기다려 주는 시간이 두 사람의 관계에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기다리는 시간에 대한 구체적인 기한을 정해보고, 서로가 이 시간을 잘 사용할 때 두 사람 모두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거예요.             


일정 시간 이후에 연락을 하되 언제까지는 연락을 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을 꼭 전한다

심각한 경우 기약이 없을 수 있으므로 피할 수 있는 시간을 주되 다시 만날 시간도 약속해 두는 것이 좋겠죠. 서로를 위한 배려이기도 하며 기다려야 하는 쪽에게는 스스로 기다릴 수 있는 정도를 정해두고 내 감정을 소중하게 여기기 위한 차선책이기도 합니다. 잠시 각자 생활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다가 약속한 때에 만나는 약속을 지키므로 서로 간에 신뢰를 쌓을 수 있기도 하고요.    

    

서로 떨어져 있는 시간, 어떻게 사용할까

이 시간을 아낄 필요가 있어요. 서로 연락 없이 지내는 동안 헤어짐을 예약하고 잠수가 지속되는 상태가 아니라면 생각해 볼 것들이 많아요. 다툰 내용들, 내가 고칠 수 있는 부분, 연락이 뜸하거나 없었던 시간 동안 느꼈던 감정을 정리해두도록 해요. 다시 만난 날 어떤 생각을 하며 지냈다고 서로에게 이야기하기 위해서, 그리고 지금 연애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스스로 점검하기 위해서죠. 그리고 둘의 관계를 계속해서 지속할 수 있을지 정도를 알려주기 때문이기도 해요.      


자신과 상대방의 애착 유형을 알고 있다면, 이 시간을 조금 더 알차게 보낼 수 있을 거예요. 100%라는 건 없어요. 하지만 그와 나의 애착 유형에 비추어 생각해보고 나와 상대방의 불안 정도가 다르고, 사건에서 기분이 상했던 포인트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조금은 가능해요. 이해 안 되는 부분도 한 번 더 이해해 보려 노력해 볼 수 있으니까요. 혹시 회피형 연인을 마냥 기다리는 일이 자주 있다면, 다시 만나게 됐을 때는 피할 수 있는 시간을 주되, 기약 없는 기다림은 다음부터는 하고 싶지 않다는 사실을 알리도록 해요. 그리고 앞으로는 둘 사이에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룰을 정해두도록 하죠.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 만난다면, 꼭 해야 할 이야기 

회피형은 일상적으로 파트너가 보내는 언어적, 비언어적 신호를 해석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논리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상대의 마음을 이해해야 할 책임 또한 없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연애를 할 때 싸우거나 상대방에게 실망하는 일이 생기면 상대방을 실망시켜 거리감을 확보함으로 자신의 애착 체계를 안정시키려 하죠.


침착하게 기다려 주되, 다시 만나 이야기를 할 때는 어떤 부분에서 기분이 나빴는지, 그때 내 감정과 기분이 어땠는지, 다음에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를 말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최대한 자세히, 굳이 이렇게까지 말해줘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하나씩 짚어주는 게 좋아요. 그렇게 말해주더라도 회피형은 여전히 당신의 감정에는 무관심할 예정입니다. 아주 답답한 과정이긴 하지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살피는 법을 잘 모르는 부족한 회피형과 연애를 지속하려면 이 방법이 도움이 될 거예요.




대상관계에서 말하는 심리적 탄생의 발달단계에서는 엄마와 자신이 하나라고 생각하던 아기가 엄마와 자신이 다른 객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과정이 있다고 합니다. 이후에는 심리적으로 분리되면서 엄마를 안전 기지로 두고 활동하게 된다고 표현하죠.     



회피형 애착 유형, 스스로 독립적으로 보이려 하지만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다

회피형에게도 안전 기지가 필요하다        


메리 아인스워스의 실험에서 회피형 애착을 보인 아이들은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지만 자신의 감정을 내보이지 않는 것이라 해요. 9개월 에서 18개월 사이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위 실험에서 회피형으로 분류된 아동들의 스트레스는 다른 유형의 아이들과 다를 바 없이 요동쳤다고 해요. 다른 유형의 아이들처럼 스트레스를 받으면 분비되는 코티솔 수치, 심장박동수가 높아졌다고 합니다. 어른의 경우도 마찬가지겠죠. 그래서 회피형 애착 유형인 사람들의 경우 스스로 독립적으로 보이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아요. 그들은 간혹 싸우다가 뭐가 마음에 안 들면 연락하지 말라고 통보하는 경우가 있죠. 이런 경우는 상황과 상대를 피하고도 싶지만 상대방이 쏟는 애정을 바랄 수도 있는 두 가지 마음이 있을 수 있어요.       

       

 



건조한 일상에 약간의 낭만을 드리는 마음으로 낭만윤X꽃처럼



어디서든 화려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다알리아. 한여름 꽃이죠. 햇볕 아래 빛을 받을 때 더 영롱하게 빛이 나는 듯한 꽃입니다. 풍성한 화형 덕에 마음 한구석이 허할 때 그저 바라보고 있기만 해도 입가에 미소를 짓게 됩니다. 활짝 핀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가득 채워지는 기분도 들어요.

화려, 감사, 불안정은 다알리아의 꽃말입니다. 만나는 그 사람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애착 유형이 회피형인 사람들이 건강한 연애를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해요. 불안정한 우리들의 연애가 감사하는 마음으로 건강한 빛을 내길 바라봅니다.




안전 기지



<그들이 그렇게 연애하는 까닭>에서는 사람에게는 누군가와 삶을 함께 나누고 싶은 욕구가 있고, 이것은 사람이 지닌 유전적 기질이라고 합니다. 안정형과 불안형은 상대방을 자신의 일부로 여기는 욕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반면 회피형은 억압한다고 해요.


안전 기지는 어려운 시기에 자신이 완벽하게 확신을 갖고 도움을 처하거나 의지할 수 있는 누군가가 곁에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지하는 상태입니다. 애착 대상이 없는 아이들은 육체적, 지적, 감정적, 사회적인 모든 면에서 발육이 느렸다고 합니다. 아이의 성장, 탐구력, 학습능력 향상에 필요한 전제 조건인데요, 성인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뇌는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 감정적 버팀목, 안전한 피난처가 되어주길 원하고 있다고 해요. 때문에 나의 파트너가 완전한 신뢰감, 안정감을 제공하면 자신의 존재 가치를 높이는 다른 일에 몰두할 수 있겠죠.


책은 파트너의 안전 기지가 되어주기, 그리고 안전 기지를 회복할 것을 이야기합니다. 다양한 심리학 실험 결과를 근거로 안정형, 불안형, 회피형이 연애를 할 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도 합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안정형-불안형 커플, 불안형-회피형 커플, 안정형-안정형 커플, 불안형-불안형 커플은 존재하지만 회피형-회피형 커플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회피형은 둘 사이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군요.



만약 당신이 앞으로 안정적인 연애를 하고 싶은 회피형이라면, 다음과 같이 하세요.

하나, 상대의 단점을 보고, 거리를 두려고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사고방식이 왜곡된 것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둘, 그 사람을 인정하고 지지해 줘요. 인정하고 지지해주는 관계를 통해 안전지대를 마련해야 합니다.
셋, 안정형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좋아요.
넷, 자신의 단점을 의식해요. 잦은 오해를 하는 자신의 특성을 깨닫고 비슷한 상황이 왔을 때 설득력 있는 관점을 선택하는 연습을 반복하세요. 파트너가 당신에게 해가 될 사람이 아니라고 신뢰해야 합니다.
다섯, 고마웠던 일을 떠올리세요. 상대방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은 어쩔 수 없는 기질입니다. 그러므로 더욱 그의 긍정적인 행동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어요.
여섯, 과거의 유령을 놓아줘요. 헤어진 사람을 특별히 이상화하고 있다면 멈추세요.
일곱, 운명의 반쪽은 포기해요. 당신이 지금 선택한 그 사람이 소울메이트입니다.
여덟, 주의를 분산시키세요. 회피형은 산만한 상태일 때 파트너와 쉽게 가까워집니다. 당신의 관심을 분산시킬 때 경계심을 풀고 사랑이라는 감정에 더 너그러워질 수 있어요.


불안정 애착도 안정애착으로 변할 수 있다고 하죠. 책에서는 성인 애착은 연애하는 대상, 어떤 연애를 했느냐로 애착 유형이 변하는 경우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영유아기 때 부모님만큼이나 지금 연애하는 그가 일생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말이죠. 그러니 더욱이 당신과 만나는 그가 변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당신의 연애가 소소한 행복으로 채워질 날도 멀지 않았어요. 서로 든든한 안전 기지 역할을 잘 해주는 연애 하길 바라며.





참고문헌

그들이 그렇게 연애하는 까닭, 아미르 레빈, 레이첼 헬러 저, 이후경 역





낭만윤에게 꽃을 알려주는, 꽃선생님. [꽃처럼] 인스타에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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