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가장 중요한 것을 선택하는 용기
늘 ‘나다움’을 일로 설명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그래서 일을 놓는 것이 곧 나를 잃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력서에 쓸 수 있는 일, 남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커리어.
상황에 따라 커리어가 완전히 바뀌어도,
연결되기 어려운 새로운 일을 하는 순간에도
그 모든 과정을 관통하는 의미를 찾으려고 애썼고,
어떻게든 ‘나’라는 사람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나의 서사를 설명할 수 있어야만 했고,
그게 ‘멈추지 않는 삶’이라고 생각했다.
매번 인생의 공백을 만들어야지, 쉼을 선택해야지,
생각만 하면서도, 공백이 생기기 무섭게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실행해왔던 나였다.
매번 쉰다 쉰다하고 쉬지 않았기에
이런 말을 하는 것조차 이젠 양치기 소년 같지만,
이번에는 진짜 처음으로 내 인생을 공백으로 채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공백은 멈춤이 아니라 잠수다.
깊게, 그리고 천천히 내 안으로 들어가는 시간.
인생은 결국 매 순간의 합이고,
나는 그 순간들을 행복으로 가득 채우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온전한 ‘나’로 살아야 한다.
그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마음의 목소리에 따라 선택하고,
미래의 영광보다 오늘의 직감을 믿는 것.
이제서야 진짜 ‘나’를 탐험할 용기를 얻은 것만 같아서,
곧 다가올 자유가 불안하기보다 설레기 시작했다.
어차피 갈 지 자로 굴러가던 인생,
이왕이면 더 들쑥날쑥하게 살아보자.
지금 행복하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요즘 너무나도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다시 오지 않을 순간들을 더 많이 함께하면서
내 안으로 더 깊게 잠수하며 마음에서 솟아나는 것들을
자유롭게 풀어내고 다듬으면서 보내는 시간들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