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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랑에물들다 Feb 03. 2016

명절증후군

명절을 망치는 잔소리

어릴 때  설이나 추석은 무척 즐거웠던 거 같다. 평소 먹어보지 못한 음식에 친인척들 오시면 과자 사 먹으라고 용돈도 주시고  나름 명절이 기다려지던 어린시절이였던 거 같다.


그러나 어른이 되면서부터는 여러가지 사정과 이유로 명절이 즐겁지만은 않다.  


예전에는 명절증후군이 결혼한 여자들만의 스트레스성 증상이라 여기었다


넌 도대체 친정에서 이런 것도 안 배웠니

누구 집 며느리는 이런 것도 잘하더만

나는 명절 때 친정을 가 본 적도 없단다


결혼한 여자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는 시어른의  날카로운 칼 끝에 베인 것처럼 가슴 미어지는 잔소리에 열심히 하려는 며느리 가슴이 병들어 간다.


(누구 집 시어른은 며느리를 상전 모시듯 하던데)


며느리 입에서 이런 소리를 듣는다면 시어른

마음은 어떨까? 아마 시어른 마음도 아플 것이다.  


나도 아프면 

너도 아프니


넓은 마음으로 어른으로써 배려한다면 늙어가는 자신의 여생도 즐겁지 아니한가


경제가 어려울수록  명절증후군은 여러 사람들에게 다양하게 명절증후군 증상이 나타나는 거 같다.


결혼 적령기를 훌쩍 넘어서 결혼을 하지 않은 솔로들은 명절이 그야말로 악마의 날처럼 여겨질 정도로  부담스럽게 스트레스 잔뜩 받는다.


넌 도대체 멀쩡한데 왜 결혼을 안 하느냐

누구네 자식은 너 보다 못해도 잘만 결혼하던데

부모님 보기 미안하지도 않으냐

너무 고르지 마라 다 거기서 거기야

다음 명절 때는 꼭 데리고 와라


진짜 가슴에 못 박는 잔소리 경진대회하는 것도 아니고 상대방의 마음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생각 없이 내 뱉는 말에 즐거워야 할 가족 명절이  즐겁지 못한 멍졀이 되어버린다.


이제는 자립해야 하는 취업준비생까지 다가오는 명절이 무섭고 고향을 가는 것이 두렵기만 하다


취직은 언제쯤 되는 거야

누구네 자식은 이번에 취직되었다던데

너무 고르지 말고 적당한 곳 잡아서 취직해

언제까지 부모님 등골 빼먹을 수 없잖아


이 보다 잔인한 명절 잔소리다 있을까

취직하고 싶지 않은 이가 어디 있겠는가  

부모님 등골 빼먹기 좋아하는 자식이 어디 있겠는가


상대방의 마음은 이미 지치고 취직 못한 마음에 부모님 뵙기가  가슴 아플 정도로 미안한 마음인데  무엇을 바라고 오지랖 넓은 잔인한 잔소리를 하는지


명절 때면 다들 무슨 인사치레처럼 여기저기서 가슴에 박힌 못이 시원찮은지 더 깊숙이 박는 할 필요성이 없는 잔소리는

과연 누구를 위한  생각 없는 잔소리인가

누구를 벼랑 끝으로 밀어내려는 잔인한 잔소리인가

 

이제 그만  명절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는 영혼 없는 악마 같은 잔소리는 그만두자.

그래야만 서로가 따뜻하고 즐거운 명절을 보낼 수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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