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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루 clou Jun 14. 2017

이상형 이야기 두번째..

영화 'Love  affair'

내가 지금 그 사람을 만난다면, 

그 사람은 아직도, 여전히 내 이상형일까. 


이 물음에서 시작해본다.


지난글 <이상형을 외치다>에서 이상형은 외모적 측면에서 판단하는 것이 조금 더 수용하기 편하다고 했다. 

그럼 나이가 들고 얼굴도 변하면, 이상형도 바뀌는 걸까.

쉽게 설명하긴 힘들지만 이상형은 확실히 가변적이긴 한데, 

그것이 꼭 상대방보다는 나의 상황에 따라 변한다는게 합리적 생각이라고 본다.    


이상형은 묶어둘 수 없다. 

누군가 대신 정의를 내려줄 수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고, 

한 사람이 그 상황에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감정들의 유기적인 화학반응으로 이상형이 탄생한다. 

그러므로 남녀 서로 이상형이라는 단어 그 자체에 너무 매몰될 필요는 없다.

이상형은 그저 취향에 불과한 단어일 수도 있다. 

내가 곁에 있는 사람의 이상형이 아니라고 해도, 그 사람 또한 내 이상형이 아니라고 해도 

얼굴 붉히며 힐난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자신의 이상형과 사랑하고, 이상형과 결혼하고 산다는 것은 그야말로 이상향 같은 얘기.  


첫눈에 반했다는 표현이 가장 근접했던 초중등학교 동창 그녀. 

그녀에게 빠졌던건 초등학교 5학년때가 아니라 중학교때인데, 엄밀히 말하면 첫눈은 아니었지. 

어렸을땐 정확히 이상형이었기 때문인지, 그녀와 만나고 연애해서 결혼하겠다는 꿈을 꾸었는데, 

대학교 때 우연히 만나고는 더이상의 이상형이 아니더라. 


이후로 그 누구에게도 첫눈에 반한 기억은 없다.

물감이 번지는 수채화처럼, 노을에 물드는 저녁하늘처럼, 

조금씩 스며들었다. 


이상형을 운운하는 건, 어쩌면 바보같은 일일지도 모른다. 

그것은 들여다본다고 찾아지는게 아니라, 어느 순간 나에게 들르는 기억일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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