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고 행복하면 뭔가 찜찜해지는...기분?
우린 대개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게 목표라고 생각한다. 아주 예외적인 이상한 사람을 빼면.
하지만 현실을 들여다보면 대개 거꾸로 살고 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는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대개는 인서울 대학 입학을 위해 학원을 전전하며 공부해야 한다. 대학에 가서는 또 취업준비에 올인해야 한다. 그래도 취준생 몇 년은 각오해야 한다.
취직해서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승진도 해야 하고 결혼을 위해 연애스킬과 재테크에도 열중해야 한다. 그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집사기 위해 대출을 받아야 하고 대출을 갚아 나가기 위해 악착같이 돈을 벌어야 한다. 아이라도 생기면? 끝이 없다.
우리를 불행의 질곡으로 끌어당기는 것들은 마치 허름한 고스트하우스나 귀신 체험집에 등장하려고 줄 서 있는 알바 귀신들처럼, 어쭙잖게 줄지어 서 있다.
한국사회는 죽음에 이를 때까지 한시도 사람을 그냥 놓아두지 않는다. 가만히 있으면 뒤처지고 도태되고 또 그래서 불행해질 거라는 주술과 주문을 쉴 새 없이 가스라이팅하는 사회다.
정말 그럴까?
대기업 회장님의 신년사에는 언제나 위기가 등장하고 이 위기를 혁신과 변화로 극복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거의 매년 반복된다. 위기가 아닌 해가 아마도 대한민국 건립 이후 한 번이라도 있었을까 싶다.
나라 경제는 항상 위기이고 비상상황이고
가정의 살림살이는 항상 쪼들리고 어렵지만 악착같이 저축해야 하고
개개인들은 피곤과 어려움, 피로를 이 악물고 견뎌야 하는 사회.
대한민국 사회는 고통과 고난이 디폴트인 사회다. 1인당 GDP가 3만 달러를 훌쩍 넘어선 지금도 여전히 이렇다. 왜 그럴까?
행복? 즐거움?
심지어 행복과 즐거움을 누리려면 몰래 숨어서 즐겨야 하는 사회다. 그래서 음지에서 제공하는 묘한 서비스가 많이 발달된 나라이기도하다.
많은 사람이 SNS에 과시하지 않냐고? 자세히 보면 그런 걸로 밥 먹고 사는 인플러언서이거나 남들에게 억지로 과시해 보려는 허세풍의 사람뿐이다.
이제 우리 사회도 변해야 한다. 진짜 변해야 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자살률 세계 1위를 2003년부터 22년째 고수하고 있다. 사람을 내몰아서 만들어 내는 발전과 성장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고통과 불행, 고난과 땀이 디폴트인 사회를 벗어나서 즐거움과 행복을 누리더라도 불안하거나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는 그런 사회로 진화해야 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조금 무심해지는 그런 사회가 되어야 한다.
즐거움과 행복에 당당해질 수 있는 사회. 그런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