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따라 흩어지고 모이는 것
현대사회는 개인주의의 시대다. 누구나 자기를 드러내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인정투쟁의 시대다.
하지만 나라는 실체를 정확하게 알고 있을까?
나는 누구일까?
이름이 나인가? 육체가 나인가? 정신이나 생각이 나인가?
직업이 나인가? 아니면 사회적 관계. 아버지, 부모, 친구로 정의할 수 있을까?
나의 몸은 내가 만든 게 아니고 또 내 마음대로 할 수도 없다. 내 몸의 주인은 나인 듯 하지만 사실은 대부분 몸이 기능하는 걸 의식하지 못하고 내 뜻대로 통제하지도 못한다. 내가 작심한다고 심장이 느리게 뛰어 주지 않는다.
나의 마음, 나의 생각은 나의 것일까? 5분 동안의 명상을 해보면 온갖 잡생각으로 과거와 미래, 우주 공간을 헤매고 돌아다니는 나의 생각이 정녕 나의 것일까?
모든 것은 인연 따라 모이고 인연 따라 흩어진다. 내 몸도 그렇고 내 마음도 그렇다. 내 것이라고 할 것이 없다. 내 것이라고 할 것이 없으니 집착할 것도 없고 애써 붙들 이유도 없다.
인연 따라 살아지는 게, 우리 인생이다.
한가위다. 소음과 주장으로 가득한 세상. 무상, 무심의 눈길을 보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