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10월 11일 콘서트 후기
10월 10~12일, 티켓링크 라이브 아레나에서 단독 콘서트 개최
올해 데뷔 8년 차 싱어송라이터…'공연형 가수'로 입지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출연…"배우로도 열심히 도전"
25일, 더블 타이틀곡 담긴 새 싱글 'Coyote Lily' 발매
하현상은 늘 지나간 것을 이야기한다. 내 곁에 있었지만, 지금은 없는 것들을 노래한다. 그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마치 새벽 방 안에 홀로 앉아 있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그런데도 그의 음악이 쓸쓸하지 않은 이유는 등대나 불꽃처럼 작지만 강렬한 빛이 어둠 속에서 희망의 징표처럼 남아 있기 때문이다.
1998년생인 하현상은 현재 한국에서 주목받는 젊은 싱어송라이터다. 고등학생 시절 김광석 가요제에서 장려상을 받으며 음악적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데뷔 후에는 폴킴, 김민석, 정승환, BIG Naughty 등과 함께 예능 프로그램 '고막소년단'에 출연해 대중적 인지도를 쌓았다.
첫 싱글 'Dawn'을 발표하며 공식 데뷔한 하현상은 올해로 8년 차 뮤지션이다. 그는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데뷔 후 50곡 이상 발매한 것 같다. 그간 곡을 쓰면서 내 나름의 고통을 많이 겪었다"라며 "그 고통이 때로 창작의 발판이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하현상은 이른바 '공연형 가수'다. 2023년 이후 매년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며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데뷔하고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역시 첫 단독 콘서트를 꼽았다. 그는 "내 음악을 듣기 위해 발걸음을 하는 분들이 이렇게 많이 생겼다는 게 정말 놀랍고, 감사하다"라며 팬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떠나갔나요 기억들 속을
아직도 헤매며 아파했었나요
지나가버린 시간이라도
흘러간 대로 견뎌 내야겠죠
'시간과 흔적' 가사 中 일부
하현상의 어린 시절 꿈은 영화감독이었다. 정규 1집 'Time and Trace'의 수록곡 '시간과 흔적'은 하마구치 류스케의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에 영감을 받아서 만든 노래다. 2021년 4월에는 '심야영화'라는 제목의 싱글 앨범을 발매했고, CGV 공식 큐레이터인 '씬스텔러'에도 참여해 음악영화의 명작 '원스'를 추천하는 등 영화에 관심이 많은 뮤지션이다. 아울러 2022년에는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 염정아 아들 역으로 출연해 배우로도 활동한 바 있다.
하현상은 "극장에 자주 간다. 가장 최근에 본 영화는 이와이 슌지 감독의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였다"라며 "노래를 만들면서 내 안에 쌓여 있던 것들이 자꾸 고갈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인풋 없이는 아웃풋도 없는데, 영화를 비롯해 책이든 전시든 의도적으로 찾아서 보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기본적으로 영화인들에 대한 존경심이 있다. 초등학생 때는 친구들과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라며 "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내가 스크린 안에 들어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또 언젠가 참여할 기회가 생긴다면 열심히 도전해보고 싶다"라고 전했다.
'등대', '불꽃놀이', '바람이 되어', '서로가 없는 곳', 'Dawn', 'Pain' 등 제목만 보아도 그의 음악적 색깔을 짐작할 수 있다. 음악이 대체로 고요하고 차분하다는 질문에는 "밝게 썼다고 생각하는데, 주변에서 슬프다는 반응이 많다. 내 목소리가 주는 정서가 그런 것 같다. 밝게 써보려고 해도 목소리에 담긴 슬픔이 있어서 그렇게 느끼는 분들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래서일까. 이날 인터뷰에서 하현상은 앞으로 새벽에 듣는 음악이 아닌 낮에 듣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내 음악을 색깔로 표현하면 남색이다. 밤도 아니고 어스레한 새벽의 빛깔을 띤다. 신기하게도 내가 새벽에 작업을 많이 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혼자 곡을 쓰는 것도, 수많은 사람 앞에서 노래하는 것도 즐겁다. 그게 약간 시간 개념과 맞닿아 있다. 긴 밤을 견디면서 새벽에 곡을 쓰고, 그 곡을 사람들 앞에서 노래할 때는 낮의 시간성인데 각기 다른 즐거움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로는 이적과 이승열, 데미안 라이스와 에드 시런을 꼽았다. 하현상은 "특히 이적 선배님 노래를 많이 불렀다. '네가 없는'이라는 노래를 가장 좋아한다. 나중에 선배님과 꼭 함께 작업을 해보고 싶다"며 존경심을 표했다.
최근 하현상은 산울림의 김창완 산문집 '이제야 보이네'를 추천하며 책 낭독 콘텐츠를 공개했다. 가사 필사집을 내보면 좋겠다는 제안에 그는 "책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근데 내 필력이 받쳐줄까 고민이다. 나중에 음악적 고민이나 일상을 담은 에세이를 내고 싶은데, 일단은 마음속에서만 준비 중이다"라고 전했다.
내달 하현상은 단독 콘서트 'Navy Horizon' 개최를 앞두고 있다. 콘서트를 앞두고 25일에 새 싱글 앨범 'Coyote Lily'를 발매했다. 더블 타이틀곡인 '허밍버드'와 'Wawa' 모두 포크 기반의 음악이다.
콘서트와 관련해 그는 "스포일러가 될까 조심스럽다"라며 수줍게 웃었다. 이어 "팬분들이 공연장에 오신 걸 후회하지 않게 정말 열심히, 꼼꼼하게 준비하고 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기자 생활 첫 가수 인터뷰. 마침 창간호에 문화면 전면으로 하현상님의 인터뷰를 싣게 됨. 분량 문제로 기사에 넣지 못한 내용이 있는데, 가수가 되기 전 자신에게 가장 들려주고 싶은 곡으로 '파도'를 꼽았음. 그러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꽤 많이 집합되어 있다"라고. '파도'에는 "문틈 사이로 또 머물다가 사라지고 있네"라는 구절이 나옴. 인터뷰 서문은 이 구절에 영감을 받아서 작성했음. 직접 멜로디와 가사를 만들고, 그걸 본인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뮤지션들이 새삼 대단하다고 느껴졌던 인터뷰.
2025년 10월 11일 토요일 오후 6시.
작년에 이어 올해도 현상님 콘서트를 다녀옴. 고음을 가늘게 미성으로 뽑아내는 목소리는 역시 현장에서 들어야... 공연 전 매니저님으로부터 굿즈랑 사인 시디까지 받고 즐거운 맘으로 입장.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인 'Dawn'은 들을 수 없었지만, 1일차 셋리스트엔 없었던 '사랑이라고 말해줘' 피아도 독주를 들을 수 있었음. '허밍버드'는 음원보다 라이브가 훨씬 좋았음. 무대 배경으로 펼쳐지는 마침맞은 영상이랑 함께 들으니 더욱 찰떡. 오래 음악해주시길.